일은 북한 승인에 신중하라(사설)

일은 북한 승인에 신중하라(사설)

입력 1991-09-13 00:00
수정 199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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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북한의 관계개선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입장은 언제나 애증병존의 것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북한의 위험한 고립을 막고 파탄의 경제를 도우며 개방과 개혁의 길로 인도해 남·북한관계개선과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신중한 추진의 측면에서 우리는 그것을 환영한다.그러나 그것이 북한의 군사력증강을 도울 수도 있고 개방과 개혁을 거부하고 「공산주의를 고수」할수 있는 여유를 주며 우리와의 관계에 대한 태도를 오히려 경화시킬 수도 있다는 성급한 측면에선 우려와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4차례에 걸친 일본·북한수교협상은 물론 일본의 북한국가승인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접하면서 우리는 성급한 측면의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오는 17일이면 남·북한유엔동시가입도 이루어진다.일본의 대북한수교와 관계개선은 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할 불가피한 상황인지 모른다.그리고 일본의 북한승인과 수교의 촉진은 환영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역시 문제는 북한이다.북한은 세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가.일본의 대북승인과 수교교섭은 북한을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유도할 것인가.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우리는 그런 우려의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유엔가입과 관련해서 보여준 북한의 행동이나 핵무장고집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계속되는 대남비방과 선동은 무엇이며 콜레라핑계의 남·북고위급회담 트집이나 평양77그룹회의 참석 우리 대표단에 대한 국제상식을 벗어난 무례한 행동은 또 어떤가.「공산주의 고수」를 거듭 다짐하면서 마르크스주의 포기를 들먹이는 북한이다.유엔가입과 핵사찰협정조인 같은 불가항력의 변화는 수용하면서 북한은 말만의 위장된 변화로 세계를 기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일본의 성급한 북한승인및 조기 수교 추진엔 희망과 기대보다는 우려와 경계심을 먼저 갖지않을 수 없다.일본은 스스로의 목적을 위해 자청해서 북한에 속아주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북한은 한국이 일본의 발목을 잡는다고 불평한다.일본은 한소관계도 수립되었으며 북한도 변하고있는 지금 일·북한수교는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그럴지도 모른다.그러나 경제파탄속에 국민은 굶기면서 1백만군대와 엄청난 군비는 유지하고 핵개발도 추진하는 북한을 우리는 우려한다.그런 북한지원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소련이 한국을 승인하고 수교한 것은 양측이 모두 변한 결과다.민주화개혁과 개방의 우리는 북한을 포함하는 중·소등 공산권에 문호를 개방한지 오래다.소·동구는 물론 중국까지 그런 우리의 변화에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미·일등 서방세계도 중·소가 한국에 하듯이 북한을 승인하고 수교해야한다고 주장하려면 북한은 스스로가 먼저 말이 아닌 행동의 실질적인 변화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신중한 대북한승인·수교를 반대하지않는다.그러나 서방세계의 지도적 민주국가를 자처하는 일본은 북한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일본이 눈앞의 국익에 집착한 나머지 그러한 책임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일본은 북한의 그릇된 고집을 용납하는 조기 승인·수교로 한반도의 남북대화진전과 평화민주통일을 방해하고 북한의 「1당독재 공산주의고수」를 돕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일본은 남·북한리간의 한반도 분할지배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처신해 주기를 당부한다.
1991-09-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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