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옐친 「힘겨루기」 돌입/소 정정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고르비­옐친 「힘겨루기」 돌입/소 정정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1991-08-31 00:00
수정 1991-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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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 지지 업고 실세회복 안간힘/고르비/연방 배제 독자행보… 주도권 유지/옐친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쿠데타로 인해 실추된 권위의 회복을 노리며 반격에 나섰는가 하면 각공화국에서도 「대러시아」주의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있다.

옐친에 의해 전적으로 주도됐던 쿠데타 이후 소련정국이 이제 옐친과 고르바초프의 힘겨루기 국면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셈이다.이 와중에서 군소공화국들은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를 거부하며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독주세력을 견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28일 옐친에게 연방법을 준수하도록 촉구했다.옐친이 남발한 월권적인 포고령이 쿠데타라는 비상시에는 적절했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권한을 침해하는 이같은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와 함께 고르바초프는 파블로프총리가 이끌던 쿠데타 당시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청,연방최고회의의 압도적인 가결을 얻어내고 KGB의 중추기구인 간부협의회를 해체시켰으며 핵심정책결정기구인 국가안보위원회를 과거 측근들로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쿠데타 후유증에서 벗어나 정국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또 카자흐공화국에 대표단을 급파하는 등 연방체제의 와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지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방이탈공화국과의 국경재검토권이 러시아공에 있다는 옐친진영의 발언은 여타 군소공화국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러시아공이 또다른 「대형」으로 출현할 것만 같은 이같은 불안감은 옐친의 독단에 대한 비난과 견제의 형태로 표출됐다.

연방최고회의는 옐친의 연방재정 통제조치를 무효화하고 공산당 재산을 연방내무부에 귀속시키는등 옐친의 포고령에 정면으로 맞서는 결정을 내렸다.옐친은 러시아공화국내 공산당재산을 공화국에 귀속시킨다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했었다.

이같은 분위기 변화를 감지한 옐친은 외환과 귀금속에 대한 러시아공의 거부권행사방침을 철회,연방대외경제은행에 양도하고 우크라이나공에 현재의 국경존중을 약속하는등 사법권과 영토분쟁에서 양보할 뜻을 비추며 일단 첨예한 대립을 자제했다.

그러나 오는 9월2일 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최대한 기득권을 따내야하는 처지에 놓인 옐친은 일단 획득한 정국주도권의 고삐를 완전히 늦추지만은 않았다.그자신 돌연 라트비아공을 방문,발트3국의 독립과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듯한 이미지 제고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루츠코이 러시아공부통령을 우크라이나공에 보내 군사·경제협정을 체결하면서 연방정부를 배제한 채 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한 15개공화국의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한 것은 앞으로 새로 구성될 소련연방의 성격을 독립국 공동체 형식으로 규정하며 러시아공이 중심역할을 맡겠다는 의도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한 것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공은 러시아공과 경제·군사협정을 체결하기는 했지만 「향후 러시아의 침략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독자적인 공화국군대를 창설할 움직임을 보이는등 경계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고있다.카자흐공화국의 나자르바예프대통령은 연방정부와 공화국간의 조속한 경제협정 체결을 촉구,러시아공을 견제하기 위해 연방정부를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15개공화국 정상회담에 고르바초프연방대통령도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속담대로 소련 최대의 실세로 부상한 옐친이 현재로서는 집중적인 비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그런 점에서 러시아공과 여타공화국간의 조정자로서 고르바초프의 역할이 비중을 더해가고 있는 시점이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고르바초프를 적극 지지하는 것만은 아닌 것은 연방최고회의가 고르바초프의 비상대권을 박탈한데서 명백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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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견제세력이 없는 가운데 경쟁을 벌였던 고르바초프와 옐친은 이제 도처에 견제세력들이 산재한 가운데 권력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물론 아직까지는 이들의 힘겨루기가 체중에 비례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런 상태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김주혁기자>
1991-08-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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