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의 시간벌기 작전인듯/강씨의 「성당제안」 거부 안팎

「국민회의」의 시간벌기 작전인듯/강씨의 「성당제안」 거부 안팎

황성기 기자 기자
입력 1991-06-18 00:00
수정 199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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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의리 내세우나 출두의사 불투명/경찰선 선거영향 등 고려,투입에 신중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와 재야 쪽의 이른바 「대책회의」가 이름을 바꾼 「국민회의」 간부들의 신변문제를 나누어 처리하기로 한 명동성당의 방침에 대해 강씨와 「국민회의」 쪽이 모두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의 사태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명동성당의 방침에 일단 거부반응을 보이기는 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성당 쪽의 입장이 확고부동해 어떤 태도든 스스로의 신변을 정리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을 맞고 있는 데다 그 동안 인내를 보이며 기다려온 정부당국도 때를 놓치기 전에 공권력을 행사해서라도 이들의 검거에 나설 것이 분명해 사태는 매우 미묘한 고비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있다.

성당 쪽에서 16일 강씨 등의 신변문제를 나누어 처리하기로 한 것은 이번 사태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강씨 등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시 말해 강씨의 경우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인권과 양심에 관련된 사안이므로 종교적 차원에서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시한부로 보호하다 검찰에 자진출두시키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정치적 성격을 띤 범법자들이라는 당국과 국민다수의 인식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일과 관련,강씨가 중재적 성격을 띤 성당 쪽의 제의를 거부한 것은 「국민회의」 쪽의 거센 반발 등을 의식한 때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강씨는 그 동안 함께 농성해온 「국민회의」 관계자들과의 「의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제관으로 피신처를 옮길 경우 약속에 따라 20일 이후 즉시 검찰에 자진출두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데다 「국민회의」 간부들이 성당 쪽의 보호막없이 성당에 머무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풀이이다.

「국민회의」로서는 지난 15일의 철수시한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부담이 적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검거를 피해 철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성당 쪽의 요구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국민회의」는 지난 15일 철수의사를 번복할 때 이미 수배해제 등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내세우며 끝까지 성당에 남겠다고 밝힌 터에 성당으로부터 「범법자」로 취급당하자 극도의 불쾌감을 보이고 있으며 성당에 남는 방법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씨가 지난 15일 경찰투입이 임박한 상태에서 『20일 이후 자진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면서도 실제로는 출두시기는 물론 출두의사 자체를 지금까지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강씨 등이 장기농성을 벌이기 위한 시간벌기작전으로 자진철수·출두의사를 밝힌 뒤 이를 번복하거나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15일 이전이나 지금의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고 보고 성당 주변의 포위망을 풀지 않고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국민회의」 간부들에 대해서는 성당 안에 공권력을 투입,강제연행에 나서더라도 성당 쪽의 큰 반발은 없을 것으로 보고 계속 진의를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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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공권력 투입이 광역의회선거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고려해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경찰의 투입시기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명동성당을 둘러싼 대치상황은 20일을 넘긴 후에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황성기 기자>
1991-06-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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