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06-13 00:00
수정 199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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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민주국가 하면 으레 면적 3백29만㎢ 8억5천만 인구의 인도를 꼽는다. 그 다음이 미국. 9백38만㎢의 면적에 인구 2억5천만이다. 영토면에서는 미국이 앞서나 인구면에서는 인도가 단연 많다. 민주정치에선 인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도를 앞세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중심제의 민주국가로 친다면 단연 미국이 세계 최대. ◆미국의 그 명예가 이젠 소련으로 넘어가야 할 모양이다. 미국과 같은 대통령중심제를 선택한 연방은 아직 대통령 선출 자유총선을 치르지 않았지만 15개 공화국 중 최대이긴 하나 12일 대통령선거 투표에 들어간 러시아공화국만 해도 면적이 1천7백만㎢에 인구 1억4천7백만. 유럽과 아시아의 양대륙에 걸쳐 있고 시차만도 11시간으로 5시간의 미국에 비할 바가 아닌 광활한 선거구다. ◆방방곡곡을 누비는 직접 유세는 처음부터 생각할 수도 없는 일. 부통령 후보와 나누어 최대한의 유세를 벌이고 있으나 역부족. 대리유세자를 파견하는 등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기도. 6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였으나 싸움은 고르바초프와의 불화로 세계적인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 급진개혁파 옐친과 보수파 리슈코프 전 총리의 결판으로 좁혀진 상태. ◆옐친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보수파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관심은 옐친이 50% 이상의 득표로 단번에 당선될 수 있을 것이냐의 여부에 쏠려 있다. 그렇게 되지 못하면 2차 투표에서 당선되더라도 옐친의 독기는 무디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수파는 그것을 노리는 눈치다. 프라우다의 인신공격이나 엘친의 외환불법거래 스캔들 폭로 등이 그러한 작전의 일환. ◆이래저래 러시아의 첫 대통령선거는 세계적인 주목거리. 세계 유일의 분단상황에 있는 우리에겐 그보다 더한 아쉬움을 자극하기도 한다. 공산종주국에서의 자유총선인 것. 그것은 통일의 가장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소련의 반대로 무산된 47년 11월의 유엔 남북한 자유총선 결의안은 아직도 살아 있는 것인가. 북한이 소련 같은 민주화만 달성하면 통일은 간단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

1991-06-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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