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불능상태” 소련경제/서방측이 분석한 실상

“회생 불능상태” 소련경제/서방측이 분석한 실상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1-05-19 00:00
수정 1991-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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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마이너스 성장… 미 당국 “불치” 진단/“깨진독에 물붓기” 서방국선 차관 꺼려/유통구조 붕괴·잇단 파업… 갈수록 사태 악화

소련경제가 거듭된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차 회생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지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6일 미 상하 양원 합동경제위청문회에 제출된 CIA(중앙정보국),DIA(국방정보국) 보고서와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의 자료 등을 토대로 현재 서방분석가들은 소련경제에 대해 거의 「불치」진단을 내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CIA보고에 따르면 금년도 소련경제는 10∼15%의 마이너스 성장에 연간 1백%의 인플레를 기록할 전망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6일 기간산업 파업금지령을 발표하면서 금년도 상반기중 생산량이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제수지는 극히 악화돼 무역거래대금 미불금이 50억달러,부족한 식량·소비재·산업장비 도입과 상환기일이 임박한 외채 등을 갚기 위해 금년중 2백억∼3백억달러의 차관이 필요한데 국내정정 불안 등을 이유로 서방은 차관공여를 꺼리고 있다.대소련 최대 차관공여기구로 꼽히는 「독일연방은행」 보고에 의하면 소련이 안고 있는 총외채 4백억달러 중 절반 이상이 상환 만기일을 1년 미만 남겨놓고 있는데 소련의 외환보유고는 수 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CIA의 소련문제 분석책임자인 조치 콜트씨는 의회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소련경제는 한마디로 『와해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소련정부도 나름대로 자구노력을 하고는 있다. 16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에너지·화학·야금 등 국가기간산업 파업금지조치와 함께 생산성 제고를 위해 몇 가지 장려책을 발표했다. 특히 기간산업부문 기어들에 대해서는 생산량의 10%를 자율사용토록 해 기업의 자율처분비율을 상향조정시켰다.

같은 날 파블로프 총리도 13개 공화국지도자들과 만나 중앙관료조직을 줄이고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는 등의 「위기 타개안」에 합의했다. 아울러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7월에 열릴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개별국가를 상대로 한 원조요청도 활발하다. 15억달러의 대미농업차관요청과 함께 일본에도 수십억 달러의 차관을 요청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각국이 약속한 대소 차관 총액은 1백40억달러로 기대치에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이 중 3분의1은 아랍과 한국에서 약속한 것이다.

IMF·세계은행은 현상황에서 소련에 대한 차관제공은 「모래에 물붓기」나 마찬가지라며 서방 선진국들에게 소련에서 자유시장화로의 확실한 조치들이 취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을 권하고 있다.

소련의 대외수지 적자에는 몇 가지 원인들이 지적되고 있는데 가장 큰 요인은 경제규모에 비해 수출품목이 적다는 것이다. 한 예로 소련의 노동력은 대만의 16배인데 수출량은 3분의1에도 못미친다. 반면에 소비재수입은 급증,87년부터 2년간 대외 경화지출액이 50%나 늘어났다. 그외 석유생산량이 줄고 무기수출이 사양길에 든 것도 수지악화의 요인들이다.

부실 국가기업들이 정리되지 않아 이들이 전체 수지균형을 고려치 않고 차관도입과 수입을 마구 한 것도 큰 요인이라고 독자적인 길을 걷는 여러 공화국들이 멋대로 차관을 빌려다 쓴 것도 수지악화에 일조를 했다.

여기다 국내 유통구조는 와해됐고 수지 적자분을 메운다고 루블화를 마구 찍어내 결과적으로 인플레를 가속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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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소련경제는 작년보다 금년,금년보다는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고 이 수렁을 벗어나는 길은 역시 시장화로의 과감한 개혁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기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이기동 기자>
1991-05-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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