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오늘을 잘 모른다는 말이 있다. 국가나 사회나 사태의 경우도 안에서보다는 밖에서 더 잘 보인다는 말도 있다. 이해관계가 배제된 제3자적 객관성이 있고서야 비로소 모든 것이 제대로 보인다는 사실을 강조한 말이다. 오늘의 한국사태를 밖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사태가 사태인만큼 해외의 한국보도도 활발한 모양이다.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우선 해외의 시각들이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정부의 독재와 탄압을 비판하고 학생들의 민주화 열기를 격려하던 것이 이젠 한국의 혼란과 동요를 우려하는 보도로 바뀌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침묵의 다수」로 불리는 대다수 국민의 호응이 없다는 사실이 부각되고 있는 점이다. ◆한국민들은 북방외교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등에 불만이나 사회적 혼돈의 심화를 더 우려하고 현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데 더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점 등이 강조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중산층이 정부와 반대자들의 비타협적인 태도에 넌더리를 내고 있으나 학생들에 동조해 거리로 나오려는 조짐은 없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중산층은 학생시위를 탐탁해하지 않고 있으며 말없는 다수는 계속 그대로 남아 있다고 보도. ◆독일의 디벨트는 이번 시위가 지난 4년래 최대규모지만 전 전 대통령을 몰아낼 당시와는 달리 과격학생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은 「방종한 시위」에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그것은 무정부의 혼란으로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폭력시위가 귀중한 시간의 낭비라고 강조하는 한 대학생의 말을 인용하면서 1백40만 학생의 대부분은 거리시위에 반대이며 극단적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프랑스의 르몽드는 파산 직전의 북한이 끊임없는 사이렌으로 과격학생들의 열기를 자극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보도하기도. 정부나 학생은 이런 세계의 시각도 보고 침묵의 다수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한번쯤 생각하면서 시위도 하고 대응도 해야 하지 않을까.
1991-05-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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