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경쟁” 일단락…민자 결속다지기/「월계수회」 매듭 이후의 풍향

“대권경쟁” 일단락…민자 결속다지기/「월계수회」 매듭 이후의 풍향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1-04-12 00:00
수정 199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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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최고위원 주도 계파 초월 단합 추진/민정·공화계 연대 우려… 김 대표도 조심/공화계선 행동반경 확대 겨냥,「감잡기」 부산

합당 이후 3계파간 반목·갈등을 거듭해오던 민자당내에서 계파를 초월해 결속을 다지려는 중진의원 모임이 잦아지는 등 단합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그 배경과 귀추가 주목된다.

민정계의 박태준 최고위원이 이 같은 계파단합노력에 앞장서고 있으며 김영삼 대표의 민주계도 그 어느 때보다 민정·공화계에 대해 화해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민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회동을 계속해왔던 박 최고위원이 민정계뿐 아니라 민주·공화계 인사들까지 접촉의 범위를 넓히며 단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당의 향후 진로에 대한 「밀명」을 받아 이를 수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노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차기 대권문제 등 앞으로의 정국구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 6일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의 월계수회 결별선언도 그같은 구도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최근 『계파언급은 해당행위』라고 말하는 등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면서 당내 결속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저녁 최영철 청와대정치특보 초청형식으로 박 최고위원의 포철회장 연임과 노르웨이 최고훈장서훈 축하를 위해 열린 민자당 중진의원모임도 청와대와 박 최고위원의 교감 아래 자연스런 계파화해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공화계측도 박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민정계의 당내 단합노력에 원칙적으로 찬동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단합」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점이다.

박 최고위원은 측근들에게 『김 대표가 계파를 초월해 당을 이끌고 여권 전체 분위기를 저해치 않는다면 특정인을 비토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계측은 박 최고위원측의 이 같은 생각을 일단 긍정적인 방향에서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김 대표는 박 체육청소년부 장관의 월계수회 결별 이후에도 민주계 내부에서 김 대표의 대권후보 확정을 위하는 조기전당대회 소집요구가 수그러들지 않자 측근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면서까지 당내 불화재연을 막으려 했다.

김 대표측은 자신들의 「대권가도」에 최대장애로 여겨졌던 박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일단 후퇴함으로써 김 대표가 차기 대권후보라는 대세가 굳어지고 있다고 보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계 소장의원들 주장처럼 계속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한다면 민정계내에서의 단일후보 추대움직임이나 민정·공화계 연대를 부채질해 민주계로 볼 때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김 대표측은 하고 있다.

11일 하오 노 대통령과 김 대표간의 청와대 주례회동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논의가 진전된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조기전당대회 등에 대한 거론을 자제하고 당분간 당단합에 힘쓰겠다는 뜻을 노 대통령에게 전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관점에서 광역선거 후 7,8월께로 예상되던 민자당내 계파간 대권을 둘러싼 대회전은 유예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민주계 일각에서는 14대총선 이후로 대권후보 결정을 미루자는 청와대나 민정계의 요청에 「지연전술」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계속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광역의회선거의 공과,혹은 민정계내에서 김 대표를 위협할 수 있는 대권후보 부상 등에 따라 언제든지 당내분이 발생할 소지는 남아 있다는 것이 당주변의 지적이다.

특히 조기전당대회 등을 통한 가시적 조치는 아니더라도 14대총선 전에 김 대표의 대권후보 획득이 대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민주계 의원들의 대거 탈락이 필연적이라고 믿는 인사들이 상당수여서 민자당내의 화해움직임은 금년말이나 내년초에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최근 김종필 최고위원과의 단독회동을 수차 시도하는 등 공화계에 대해서도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화계는 대권후보의 조기가시화는 안된다는 데 민정계와 보조를 같이하면서도 청와대의 진의가 무엇인지,앞으로 전체 분위기가 김 대표의 대세론에 밀리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혼돈스럽다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김 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화해손짓에 아직 흔쾌히 응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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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최근 노재봉 국무총리·서동권 안기부장 등과의 단독회동을 통해 여권핵심부와의 교감수준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멀지 않아 그 결과가 「행동」으로 표출될 전망이며 이에 따른 당내 기류변화여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이목희 기자>
1991-04-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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