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땐 공멸”…소 보·혁대결일단 휴전/「옐친불신임안」등 거부안팎

“충돌땐 공멸”…소 보·혁대결일단 휴전/「옐친불신임안」등 거부안팎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1-03-31 00:00
수정 1991-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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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속에 갈등은 잠복/타협 가능성은 확인,「힘의 균형」 깨질땐 혼란

소련내 보수­개혁파간의 대립이 충돌 일보 직전에서 일단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러시아공화국 인민대표회의(의회)특별회기는 보수파들이 옐친 불신임안,개혁파들이 러사아공화국 대통령제 도입안을 상정시킬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자아냈었다.

하지만 두 안건 모두 의회승인을 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외형상으로는 양측이 「무승부」를 기록,충돌위기를 넘긴 셈이 된 것이다. 직선 대통령제 도입은 표결에 부쳐져 부결됐고 옐친 불신임안은 의제로 상정되지도 못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전문가들은 러시아공화국 대의원들이 일단 「현명한」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안건 모두 현실화될 경우 보수 대 개혁,나아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옐친간의 대립을 발화시켜 엄청난 불안을 가져 올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현재 옐친이 러시아공화국에서 누리는 인기로 볼 때 공화국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될 경우 그가 당선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럴경우 개혁정책 추진을 싸고 사사건건 고르바초프와 대립해온 옐친으로서는 「날개를 얻은」셈이 될 것이다.

고르바초르는 연방 인민대표 회의에서 간접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거 땐문에 직선의 옐친의 비해 상대적으로 「정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고르바초프를 비롯안 보수파들이 이같은 상황을 방치할리가 없다. 더구나 옐친은 일반 국민의 지지는 받지만 군·KGB·공산당 등 권력기관과 관료세력에 대해서는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세력으로부터의 엄청난 저항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옐친을 지지하는 개혁파 대의원이 상당수 진출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선 대통령제안이 의제 상정조차 안된 것은 바로 이같은 저항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옐친 불신임안이 부결된 것도 뒤집으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옐친의 지지세력을 감안,보수파들도 그가 불신임을 받아 「제거」될 경우 국민들로부터 받을 저항을 계산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크렘린도 국민들의 지지 없이 개혁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엘친을 제거하면 정치적 이득은 챙길 수 있을지 몰라도 페레스트로이카는 끝장이라는 인식을 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을 목표로 하고 일단은 정쟁을 중자하자는 인식의 합의가 쌍방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옐친은 이를 뒷받침하듯 29일 보수·개혁 세력이 「원탁회의」를 거쳐 거국민주 연정을 구성할 것을 제의했다. 일면 정치공세의 성격도 있지만 정치적인 「휴전제의」측면이 더 크다고 보여진다.

이와 함께 경제개혁은 러시아공화국이 앞장 서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자는게 옐친의 생각인 것 같다.

물론 며칠 더 남은 회기 동안 보수·급진 쌍방에서 「숨은카드」가 제시돼 대립양상이 다시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두 세력이 서로 협력하는 외에 달리 수가 없다는 것을 이번 사태는 잘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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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사아공화국 의회는 이틀간의 회기를 통해 이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이기동기자>
1991-03-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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