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생,아파트서 살인난동/어제낮 당산동/대입낙방에 충격

고3생,아파트서 살인난동/어제낮 당산동/대입낙방에 충격

입력 1991-01-14 00:00
수정 199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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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흉기 살해… 이웃 임부 둘도 찔러/광란 30분… 자신도 자해,주민들 공포에 떨어

13일 하오2시10분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5가 4의13 상아아파트 3동1107호 최성태씨(50·회사원) 집에서 둘째아들 최모군(18·D고 3년)이 아버지를 흉기로 가슴을 찔러 숨지게 한뒤 바로 옆집인 1106호와 807호에 들어가 출산을 3주일 앞둔 이애자씨(30)와 임신 8개월의 이숙희씨(34) 등 임산부 2명을 각각 찔러 중상을 입혔다.

최군은 30여분 동안 아파트를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하다 자신의 배를 찔러 자살을 기도한 뒤 비상계단을 통해 달아나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최군은 이날 상오11시쯤 2년전부터 다니던 마포구 서교동 홍대입구 H미술학원에 갔다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택시비를 얻어 운전사에게 준뒤 운전사가 돌아가자 갑자기 『악마가 뒤쫓아왔다』면서 부엌 싱크대위에 있던 길이 19㎝의 흉기를 들고와 아버지를 찔렀다.

최군은 이어 문을 잠그지 않은 1106호로 들어가 2살된 아들과 함께 TV를 보고 있던만삭의 이씨 옆구리를 흉기로 찌른뒤 비상계단을 통해 8층으로 내려갔다.

8층 복도에서 아파트현관문을 차례로 열어보던 최군은 807호 이씨 집의 문이 열리자 들어갔으며 혼자있던 이씨가 『나는 임산부니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흉기로 이씨의 무릎과 다리 등을 찔렀다.

최군은 국민학교 6학년때인 85년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 최씨 밑에서 자라며 형 영일씨(20)와 함께 살아왔다.

최군은 올해 입시에서 D대 지방캠퍼스 산업디자인학과에 응시했으나 낙방한 뒤 2년동안 다닌 미술학원의 원장인 박모씨와 강사인 박모씨 등 2명을 원망해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최군이 1개월전부터 S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에 빠져 다른 종교에 배타적인 생각을 품어오다 미술학원 원장 박씨 등이 다른 종교를 믿는데다 이들 때문에 대학입시마저 실패했다고 생각하며 불만을 품어왔음을 밝혀냈다.
1991-01-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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