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착된 「건강 사회」를위하여/대통령 연두회견을 보고(사설)

「민주」정착된 「건강 사회」를위하여/대통령 연두회견을 보고(사설)

입력 1991-01-09 00:00
수정 1991-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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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바꾸는 커다란 변화는 대개 위기를 수반하고 있음을 역사는 가르쳐주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동시에 도약과 전진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최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안팎의 정세변화는 이러한 역사의 교훈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신미년 올 한해의 국가경영은 통치권 차원이라 하더라도 그밖의 전반적인 정치·경제·사회 발전의 전망은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던 개발속도에 비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어떤 역경속에서도 국가가 가야할 바 목표를 지향해아 하고 정치·경제·사회가 이룩해야할 민주화 개혁과 안정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

○「총체난국」서 「총체전진」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논의와 토론의 주제는 민주화와 통일이다. 특히 6공 출범이후 최대목표로 해온 「민주화」의 개념에는 사회 모든 분야의 총체적인 개혁과 전진의 의미가 담겨있다. 거기에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 정착이 필수적인 것이다.

노태우대통령의 올해 연두기자회견 기조에서도 그것은 선명히드러나고 있다. 노대통령은 『민주주의와 번영은 안정되고 질서있는 사회속에서만 꽃피울 수 있다』고 전제하고,『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나라를 만드는 것,남부럽지않은 선진국을 만드는 것,통일된 나라를 이루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이상이나 먼 장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완성의 토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취의 과정을 걷고 있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더구나 이 성취의 과정은 작금년에 걸친 시대적인 변화와 역사적인 변혁의 와중에 맞물려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우리에게 있어 문제는 이것이다. 즉,변화의 본질과 방향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판단없이는 효율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의사가 올바른 진단없이 정확한 처방을 내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세계에서는 지금 21세기가 앞당겨져 이미 시작됐다는 견해들도 있다. 이렇게 볼때 새해에 우리에게 밀어닥칠 국제정세의 파고는 그 어느때 보다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우선시급한 과제가 총체적 난국을 제껴내는 일이다. 그리고 총체적 전진이 그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민주·선진·통일의 구도

세계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해야 하며 지방화시대에 대비해야하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아직도 정치풍토의 개선은 짜증스러울 만큼 요원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주는 기존의 윤리규범이 흐트러져 사회자체의 건강도와 견실도가 크게 떨어져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수시로 위협받고 있고 소득 수준의 향상만큼 국민의 성취감은 높아지는 추세에 있지 못하다. 우리는 이런 부정적 사회현상을 기필코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한다.

한반도주변 정세의 빠른 변화를 놓고 볼때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노력 또한 한시도 멈출 수 없다. 통일되지 않은 독일은 독일일 수 없다고 그들 국민이 자부심을 가졌듯이 남북이 통일되지 않은 한반도는 한반도일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그런대로 효과적으로 이끌어온 남북고위급 회담만은 유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그 길만이 남북간의 오랜 대결구조를 무너뜨리고 한반도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 가능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봄에는 지자제실시에 따른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30년만에 다시 시행되는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와 지방화시대를 여는 관건이다. 그야말로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이고 따라서 공명정대성에 우리 정치민주화의 앞날이 달려 있다고 본다면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는 자명하다 할 것이다.

○경제주체의 역량결집

노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경제주체가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줄 것을 촉구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기업·근로자·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재도약을 위하여 국민적 역량을 결집할 것인가,그렇지 않고 기대와 욕구분출로 경제를 남미형으로 끌고 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은 바로 이 시점에서 경제주체들이 우리 경제를 더 이상 주저않게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도출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 경제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민 각계각층이 지난 30여년 동안 보여왔던 선진경제에로의 강한 집념과 의지를 다시 결집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이른바 경제하려는 의지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가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 제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 절대로 필요한 기술개발과 산업인력의 양성을 위하여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와 병행하여 기업과 근로자,그리고 가계가 올해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인 물가·임금·노사관계 안정과 과소비 진정을 위한 실천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기업에게는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를 확대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근로자의 경우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가계 또한 과소비와 인플레 기대심리를 불식하는 한편 저축을 늘리는 것이 바로 기능분담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1991-01-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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