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극배우 뇌영 이어 두번째… 북경당국 충격/“예술의 정치도구화 참기 힘들어”/천안문 시위 격려 뒤 “반체제” 낙인/구명 앞장선 정치국원 이서환 곤경처할 듯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동양화의 대가이며 천진 남개대 동방미술과 주임교수인 범증(52)이 지난 5일 홍콩에서 프랑스 파리로 망령했다.
범 교수는 중국에서 동양화부문의 제1인자일 뿐아니라 전국정협위원 겸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영구회원인데다 지난달 12일 경극(베이징오페라)배우 뇌영양이 홍콩에서 미국으로 탈출한지 한달도 못돼 그가 다시 망명함으로써 북경정권이 받는 충격은 대단한 것 같다.
범 교수는 지난 5일 홍콩의 그랜드하이야트호텔에서 홍콩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를 감시하기 위해 따라다니던 3명의 중국 공안원을 따돌린 뒤 공항을 빠져 나갔다.
그는 지난달 하순 싱가포르에서 10일 동안의 작품전시회를 가진 뒤 잠시 홍콩에 머물다가 7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범 교수는 파리에 본부를 둔 중국의 반체제단체 중국민주진선 관계자들에게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는 정치적압력을 견디어 내기 힘들었다. 나의 예술의 정치적 선전도구로 이용되는 것도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제부터는 에술의 도시 파리에서 자유로운 창작활동에 전념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지난해 천안문 민주시위발생 당시 학생대표들에게 시위활동에 보태쓰라며 중국내에선 대단한 거금인 5만원(당시 환율로 한화 1천만원)을 주었으며 시위를 독려하는 편지도 보냈었다. 때문에 천안문 시위무력진압 이후 처벌을 받게 되었지만 그의 국제적 명성이 높은데다 당시 천진시장이던 이서환 정치국 중앙위원의 구명 운동에 힘입어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올 8월 홍콩에서 작품전시회를 하는 동안 홍콩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붕 총리 등 강경보수파를 비난하고 『중국의 민권운동가들은 대륙이 약토가 되길 희망한다』며 민주화 운동을 부추기는 발언을 함으로써 중국당국으로부터 재고의 여지가 없는 반정부 인사로 점찍힌 것.
때문에 그는 지난달 서울에서 전시회를 개최키 위해 당국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고 싱가포르의 전시회개최도 3명의 공안원과행동을 같이 한다는 조건으로 겨우 승낙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범 교수는 이번 파리망명 때 일본 국적의 여자친구 남리(45)와 동행한 데다 본처와는 이혼수속중 이어서 그가 조국을 등지게 된데에는 개인 사정이 적잖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고 있기도 하다.
또 이번 범 교수의 망명사건으로 개혁파인 이서환 정치국중앙위원이 강경보수파들의 공격으로 곤경에 빠질 전망이다.
이는 범 교수 구명운동을 벌였을 뿐 아니라 지난달 미국으로 탈출한 경극배우 뇌영과도 염문설이 있었기 때문.<홍콩=우홍제 특파원>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동양화의 대가이며 천진 남개대 동방미술과 주임교수인 범증(52)이 지난 5일 홍콩에서 프랑스 파리로 망령했다.
범 교수는 중국에서 동양화부문의 제1인자일 뿐아니라 전국정협위원 겸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영구회원인데다 지난달 12일 경극(베이징오페라)배우 뇌영양이 홍콩에서 미국으로 탈출한지 한달도 못돼 그가 다시 망명함으로써 북경정권이 받는 충격은 대단한 것 같다.
범 교수는 지난 5일 홍콩의 그랜드하이야트호텔에서 홍콩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를 감시하기 위해 따라다니던 3명의 중국 공안원을 따돌린 뒤 공항을 빠져 나갔다.
그는 지난달 하순 싱가포르에서 10일 동안의 작품전시회를 가진 뒤 잠시 홍콩에 머물다가 7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범 교수는 파리에 본부를 둔 중국의 반체제단체 중국민주진선 관계자들에게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는 정치적압력을 견디어 내기 힘들었다. 나의 예술의 정치적 선전도구로 이용되는 것도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제부터는 에술의 도시 파리에서 자유로운 창작활동에 전념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지난해 천안문 민주시위발생 당시 학생대표들에게 시위활동에 보태쓰라며 중국내에선 대단한 거금인 5만원(당시 환율로 한화 1천만원)을 주었으며 시위를 독려하는 편지도 보냈었다. 때문에 천안문 시위무력진압 이후 처벌을 받게 되었지만 그의 국제적 명성이 높은데다 당시 천진시장이던 이서환 정치국 중앙위원의 구명 운동에 힘입어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올 8월 홍콩에서 작품전시회를 하는 동안 홍콩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붕 총리 등 강경보수파를 비난하고 『중국의 민권운동가들은 대륙이 약토가 되길 희망한다』며 민주화 운동을 부추기는 발언을 함으로써 중국당국으로부터 재고의 여지가 없는 반정부 인사로 점찍힌 것.
때문에 그는 지난달 서울에서 전시회를 개최키 위해 당국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고 싱가포르의 전시회개최도 3명의 공안원과행동을 같이 한다는 조건으로 겨우 승낙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범 교수는 이번 파리망명 때 일본 국적의 여자친구 남리(45)와 동행한 데다 본처와는 이혼수속중 이어서 그가 조국을 등지게 된데에는 개인 사정이 적잖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고 있기도 하다.
또 이번 범 교수의 망명사건으로 개혁파인 이서환 정치국중앙위원이 강경보수파들의 공격으로 곤경에 빠질 전망이다.
이는 범 교수 구명운동을 벌였을 뿐 아니라 지난달 미국으로 탈출한 경극배우 뇌영과도 염문설이 있었기 때문.<홍콩=우홍제 특파원>
1990-11-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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