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페만파병 “가부 공방전”/미 하원 동아태청문회 요지

한국의 페만파병 “가부 공방전”/미 하원 동아태청문회 요지

김호준 기자 기자
입력 1990-09-21 00:00
수정 199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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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참여 한반도 유사시 도움” 솔라즈/“북한의 위협 직면… 작전참여 부적절” 솔로몬/행정부선 “한국ㆍ일본 등 군비분담 당연” 주장도

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위원장 스티븐 솔라즈의원ㆍ민주)는 19일 리처드 솔로몬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등 행정부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페르시아만 위기에 대한 아시아의 반응」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솔라즈위원장과 도널드 루켄스 의원은 한국의 페르시아만 파병을 강력히 촉구했으나 솔로몬차관보는 『한국은 아직도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파병이 최선의 지원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솔로몬차관보는 또 한국과 일본에 더 많은 지원능력이 있다고 말해 페르시아만사태 경비분담 압력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이날 청문회의 한국관련 언급 내용(요지)이다.

▷솔로몬차관보 증언◁

동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베트남과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제재를 따르고 있다. 유엔 회원국이 아닌 한국조차 그렇게 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안보와 한국의 이해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 발발 후 미국과 아랍 다국적군에게 최초로 수송 서비스를 제의한 나라가 한국이었다.

페르시아만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재정원조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일 서울을 방문했던 니콜라이 브래디 재무장관은 노태우대통령과의 회담을 「성공」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정부는 지금 책임분담 방안을 마련중이다. 우리는 한국의 대응이 사태 진행과 보조를 맞추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동아태지역은 수입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오일 쇼크에 취약하다고 에너지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원유 소비량의 1백%를 수입하고 있는 NIES(신흥공업국),즉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은 향후 2년에 걸쳐 경제성장 둔화,물가앙등,대외수지 약화에 직면할 것이다. 한국에선 이미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배럴당 30달러의 유가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두자리 숫자로 밀어올릴지 모른다. NIESㆍ일본ㆍ태국은 유가상승문제를 1ㆍ2년 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시아만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국가에 제공할 원조를 더 끌어낼 수 있다.

▲스티븐 솔라즈 의원 질문=브래디장관이 서울에서 4억5천만달러를 요청했고 한국정부는 1억5천만달러를 내기로 결정했다는 신문보도는 사실인가.

▲솔로몬 답변=아직 협의가 진행중이다. 어림잡은 수치일 뿐 정확한 것은 아니다.

▲솔라즈=한국의 지원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가.

▲솔로몬=협의중이다.

▲솔라즈=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한국인이 얼마나 있었는가.

▲솔로몬=1천3백명이 있다가 대부분이 귀국해 4백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솔라즈=한국은 40년전 북한의 침략을 받았을 때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노력으로 구출됐다. 한국에 대해 상징적이나마 페르시아만 파병을 요구한 적이 있는가. 또 한국 스스로 파병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는가.

▲솔로몬=한국인들은 그런 역사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어 경계태세를 늦출 형편이 못된다.

▲솔라즈=당시 터키는 자국이 안보 위협을 받고 있었음에도 한국에 파병했다. 한국이 여단ㆍ대대 혹은 소수의 병력을 파견하더라도 북한 침략 저지력에 큰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 침략저지의 집단책임을 나눠 갖는 것은 결국 한국 자신의 안보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은 재침당했을 때 제일 먼저 외부의 도움을 요청할 국가이다. 오늘의 세계에서 침략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개념을 강조하는 한국의 페르시아만 파병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정치적으로 아주 유익한 것이 될 것이다. 한국은 1억5천만달러를 내는 것 보다 파병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솔로몬=한국은 지원문제에서 절대 미온적이 아니다. 다만 고려해야 할 복잡한 일들이 많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12%를 감축했고 노 대통령은 강력한 군사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북한과 미묘한 대화를 시작했다. 한국이 기여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은 온당치 않다고 믿는다.

▲솔라즈=60년대에 한국은 월남에 파병했었다. 지금 사우디에 왜 파병 못하느냐.

▲솔로몬=북한의 위협이 그때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본다.

▲도널드 루켄스 의원 질문=솔라즈위원장의 한국군 파견 주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현재 소련은 북한의 대남 위협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위협은 오히려 감소됐다고 본다. 지금은 한국 정부와 국민이 40년 전 한국의 자유를 수호해준 외국들에 대해 감사를 표시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인들이 흘린 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가까운 친구들이 미국이 그들을 필요로 할때 그곳에 없다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솔로몬=한국이 지금 이상으로 더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검토해 보겠다. 행정부는 주한미군이 감축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이 파병하는 것을 최선의 협력이라고 보지 않는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1990-09-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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