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08-23 00:00
수정 1990-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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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들은 정초에 온가족이 모였을 때를 가장 행복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러한 행복을 축하할 때 「전가복」이라는 말을 쓴다고 한다. 그런 뜻에서 중국사람들은 9월22일부터 10월7일까지 북경에서 열리는 제11회 아시아경기대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38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하는 「전가복의 대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이 대회의 모토를 「아시아는 하나」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그런데 대회 개막이 임박하면서 평화로워야 할 스포츠제전에 암운이 끼어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빚어진 중동사태다. OCA의장인 쿠웨이트의 셰이크 파드 알 사바가 피살돼 OCA의 지휘체계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의 실질적 참가여부와 이라크가 참가할 경우 반이라크 대열의 아시아국가들이 이라크에 항의,대회참가를 거부하거나 이라크와의 경기를 보이코트하는 사태가 야기되지 않을지 크게 우려되기 때문. 스포츠를 통한 적대감정은 국제경기에서 흔히 있어온 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회조직위원회에 22일자로 마감되는 최종 엔트리제출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은 특히 중동국가들의 움직임을 예측불허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22일 예정대로 천안문 광장에서 성화 점화및 봉송식을 가졌다. 천안문 광장은 1년여전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총과 탱크로 봉쇄한 「역사의 현장」. 그 사건으로 아시아경기대회의 북경 개최가 비난받기도 했다. 성화봉송식에는 강택민총서기·진희동시장 등이 참석,중국당국이 아시아대회에 쏟는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2000년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계획이 고위당국자들의 노력을 이번 대회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국제스포츠의 장을 정치의 논리가 지배해온 게 어디 한두차례인가. 80년,84년 올림픽과 86년 아시아경기대회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시아 스포츠인들은 그러한 구태를 북경대회를 통해 벗어던지려 하고 있다. 북경의 가을하늘은 푸르다. 먹구름이 걷힌 그 하늘아래서 아시아가 하나가 되어 펼치는 스포츠축제를 볼 수 있을는지.

1990-08-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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