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사설)

서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사설)

입력 1990-08-10 00:00
수정 1990-08-1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점의 문제가 자못 심각해 지고 있다. 지난 한해에 아예 문을 닫은 서점이 2백여군데가 넘고 이 추세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던차에 부산지역 5백여 서점의 모임인 「부산지역 서적상조합」은 16일부터 전면 휴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 움직임은 타지역에도 확산되어 서울ㆍ인천ㆍ대구를 비롯한 10여지역 서적상들에게도 동조를 받고 있다. 이 사태에 좀더 본격적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세칭 독서의 계절을 눈앞에 두고 독자의 책만져 보기는 한동안 더 어렵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또 사안의 상책이 쉽게 찾아질 일도 아니다. 휴업결의로까지 간 문제의 제기는 서점들이 가질 수 있는 마진율에 있다. 도서영역별로 현행보다 각기 10%의 마진율 상향을 원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공무원연금매장 등에서 독자에게 시행하고 있는 할인판매 행위도 중지할 것을 바라고 있다.

언뜻 보면 현상황에서 서점의 요구는 그렇게 밖에는 할수 없는 조건인 것도 같다. 그러나 좀더 본질적으로 보자면 이렇게 한다고 해서 서점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더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의 도서구매력에 비해 서점의 입지란 이미 최악의 상태로 취약해져 있다. 우선 서점판매력으로 어느 지역에서나 건물임대료마저 내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모든 임대료가 갑절로 뛰어,예컨대 서울 영등포 요지에 있었던 전통있는 서점마저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현수준의 서점들이 지금 제기하고 있는 마진율 조정만으로 이 전반적 경향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더 유의를 해야한다. 결국 우리는 이 시점에서 서점을 포함한 도서전달 체계를 어떻게 다시 효율적으로 조직할 수 있을 것인가에 종합적 지혜를 모아야만 하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직 서점 하나만으로 도서의 전달과 판매를 유지해 온 우리의 체계는 너무나 전근대적인 것이다. 이 단순체계 때문에 출판은 지금 그 내용과 질마저도 낙후시키고 있다. 점점 영세화 할 수밖에 없는 서점 규모 속에서 그 작은 서점이 전시해 주는 목록에만 매달려 그 제한된 목록의 아류만 반복해서 출판할 수밖에 없는 모순까지만들고 있다. 이것은 출판문화 발전의 근본적 맹점이기도 한 것이다.

책의 전달이나 판매방법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만 마땅하다. 국민적으로 책을 전달하는 중심 축을 도서관에 두고,개별적인 도서의 수용은 다양한 현대적 채널로 세분하는 것이 이미 하나의 상식이다. 북클럽제도의 공동구입 형식도 있고 우편판매도 확대되어야 더 효과적인 것이다. 서점 역시 대형과 소형만이 아니라 항목별ㆍ수요별 전문점으로 발전을 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이럴경우 마진율 역시 정가제 하나로 고정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북클럽제도는 어느 한책이 간행되기 6개월전에 그 책에 대한 충분한 설명문으로 예약을 받고 이 예약에 대해서는 40%까지도 할인을 해주는 양식이 있다.



물론 우리에게서 급격한 판매체계전환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오늘의 소형 서점 단순체계속에서 우리의 출판과 독서문화의 신장도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야 할 것이다. 중요한 문화정책의 과제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1990-08-10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이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