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08-01 00:00
수정 199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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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워서 잠을 잘 수 없는 날이 계속중인 채 8월을 맞았다. 눈깜짝할 사이에 90년도 7개월을 탕진하고 5개월만 남았다. 대망의 새로운 연대에 뭔가 실팍한 성과를 염원하며 맞았던 한해가 예년의 어느 해에 비해 조금도 나아진 것 없는 채 일곱달을 낭비해 버리고 8월을 맞았다. ◆8월은 우리에게 특별한 뜻을 지닌 달이다. 허망하게 낭비한 7개월을 조금이라도 만회하려면 다른 달의 배가 되게 착실히 보내야 한다는 뜻에서도 그러하지만 그보다도 8월이 가진 본디의 뜻이 우리에게 각별하다. 조국이 식민지 사슬에서 벗어난 지가 45주년이 되는 달이고 새 나라 건국한 지 42주년이 되는 달이다. 분단의 한도 45년이 되어간다. ◆민족을 생각하게 하고 통일을 서둘게 하는 달이 8월이다. 7·20 민족 대교류 제의로 지난달에는 판문점 자유왕래의 시기를 8·15전후로 정해 놓았다. 징후가 잦으면 일은 결실하게 마련이다. 금년 8월은,어떻게든 남북이 통일을 위한 논의의 자리라도 마련하는 데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달이 될 것 같다. 통일의 꽃은 워낙 아름답고진실되고 최선의 가치이므로 개화에 앞서 수많은 작은 꽃들을 피우게 될 것이다. ◆더위가 절정에 있어서 도저히 물러갈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그래 보았자 기껏 2주일이다. 8일이면 가을소리가 들린다는 입추다. 그리고 13일은 말복. 8월15일이면 동해안의 바닷물은 헤엄치기 어렵게 차가워지고,서해안의 바닷물에는 물쐐기가 생겨 사람들의 해수욕을 거부한다. 아무리 늦더위가 든 해라도 이 법칙만은 거역하지 못한다. 조금만 참으면 바람끝이 달라진다. ◆걱정인 것은 긴 장마로 가을걷이가 매우 부실하리라 예상되는 점이다. 익히고 맺는 일이라도 정성을 들여 남은 것이라도 잘 거두어야 할 것이다. 농사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형편이 그러하다. 이런 난국들의 갈무리가 8월에 달려있다.

1990-08-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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