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선 전대통령 영전에/이상돈 제헌ㆍ5ㆍ6대 의원

윤보선 전대통령 영전에/이상돈 제헌ㆍ5ㆍ6대 의원

이상돈 기자 기자
입력 1990-07-20 00:00
수정 1990-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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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위,그 민주의 발자취를 기리며…

해위선생.

선생께서 돌아가셨다는 뜻밖의 부음을 듣고 만감이 교차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해위선생은 저와 동향이고 또 8ㆍ15 해방이후 같은 정당에서 모셨던 인연을 돌이켜 보면 새삼 그리운 마음과 함께 슬픔 또한 가눌길 없습니다.

비록 해위선생께서 93세라는 천수를 누리셨다지만 좀더 사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해위선생께서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개인으로서는 안일한 생활을 하실 처지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식민지 통치하에서는 민족과 겨레의 해방을 위하여 해외 임시정부에 몸을 담는 고난의 길을 스스로 택하셨습니다.

8ㆍ15 해방후에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공산당과 싸우는 유일한 민족정당인 한국민주당의 발기인이 되셔서 당의 중책도 맡으셨지요.

또 이승만박사가 귀국하자 이박사를 모시고 해방후의 혼란한 정국에 물심양면으로 헌신하셨습니다.

정부수립후에는 이대통령의 명에 따라 상공부장관과 서울특별시장의 중책도 탁월한 능력으로 수행하셨습니다.

제3대 국회에서 서울종로구에서 당선되어 의정생활을 하는 동안 이대통령이 독재를 강화하자 지난달 이대통령과의 관계를 과감히 끊고 유일야당인 민주당에서 반독재투쟁에 앞장섰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사적으로는 이박사와 친했지만 공적 입장에서는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꿋꿋한 의지를 보이셨지요.

마침내 선생의 염원대로 자유당 독재정권이 붕괴되고 내각책임제하의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불과 9개월이 못된 시점에서 박정희육군소장의 군사쿠데타로 매우 곤란한 처지에 서게 되셨습니다.

내각제하의 대통령이 비록 상징적인 존재였지만 일부 군인들의 헌법을 파괴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하는 태도가 마땅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선생께서는 국내의 혼란과 국군끼리의 충돌,공산집단의 무모한 행동을 우려하셔서 우유부단한 행동을 취하신 것으로 이해됩니다만 저 자신도 그 당시는 해위선생께서 단호히 군사혁명을 반대하고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해위선생께서는 마침내 일부 정치군인들의 행동에 회의를 느끼고 결코 타의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신념에 따라 대통령직을 버리고 하야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모든 악조건을 무릅쓰고 민정당을 창당하는등 오로지 군정종식의 일념으로 싸우셨습니다.

5공화국 탄생이후에 해위선생은 박정희군사정권에 대한 냉혹했던 태도와 달리 중도적 입장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했습니다. 국내정치가 또다시 정쟁에 휘말리기 보다는 안정을 희구했고 선생 또한 노령이었던 때문으로 이해됩니다.

같이 반독재투쟁 대열에 동참했던 후배로서 지금 고인이 되신 선생의 족적을 되돌아보니 일제시대와 해방후의 우리 정치와 민족사에 남기신 공적이 새삼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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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또는 거리에서 반독재를 소리높여 외치시던 선생의 모습을 회고하니 비록 천수를 누리셨다고는 하나 추모의 염은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해위선생,명복을 삼가 빕니다.
1990-07-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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