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난국 극복 빠를수록 좋다(사설)

정치난국 극복 빠를수록 좋다(사설)

입력 1990-07-17 00:00
수정 1990-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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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정치상황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있다. 임시국회에서 실력저지와 변칙처리로 맞서더니 이제 야당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과 장외투쟁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국내외적 상황이 정치의 순기능과 나아가 분발을 요청하고 있음에도 정치권은 이를 애써 외면한 채 비뚤어진 집권욕을 거침없이 내보이며 정쟁에 여념이 없다. 국민을 무시한 이같은 작태는 국민적 지탄을 당연히 받게될 것이다.

이번 임시국회를 맞아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총체적 난국의 극복 ▲민주화와 개혁의 진전 ▲남북관계의 개선과 나아가 통일가능성의 제고 등을 위한 입법과 뒷받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크게 미흡했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 여야의 가파른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이같은 역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우선 여야 모두가 국회소집의 첫째 명분으로 내세운 총체적 난국의극복은 커녕 심화된 측면이 많다. 증시의 주가가 연중 최저에 이르고 대학생 수천명이 유급을 당하게 되었으며 방송사 노조가 일제히 제작거부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갈등과혼미가 노출되고 있다. 정치의 불안이 경제ㆍ사회적 불안을 가속시켜 왔다는 점에서 당연한 귀결이다.

또 이번 국회에서는 지자제관련법ㆍ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등 몇가지의 이른바 민주화 입법이 심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혀 빗나가고 말았다. 다만 지자제관련법은 평민당이 정당추천제의 관철을 외치며 다른 쟁점의안을 볼모로 잡고 파행을 유도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뿐 전혀 심의되지 않았다. 다시말해 지자제에 있어 후보의 정당공천제 여부가 민주화차원이 아니라 여야의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제기돼 지금의 정치적 난국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의 정략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문제가 된 지자제도 여야의 정략때문에 그 실시가 늦어지고 있다. 민자당은 정당추천제의 배제이유로 지방색의 심화와 지방의정의 중앙정치 예속화 등을 들고 있다. 지방에 따라 지지정당이 뚜렷한 현실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심각한 지역감정이 더 왜곡될 것이고 여야대립이 심각할 경우 국회뿐 아니라 지방의회까지 대립과 파행이 곧바로 이어지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지자제의 실시는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늦추고 있다.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이 16일 기자회견에서 지자제등 정치법안의 논의를 위한 여야 상설협의기구 설치를 제의한 것도 정당추천제를 배제한 「실시」보다는 결정적 시기에 협상카드를 쓰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여 씁쓸하다.

평민당의 경우는 더 어이가 없다. 지자제실시 자체보다 정당추천제의 도입이 더 중요하다는 자세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물론 공천권의 확보가 자금과 조직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고 대권도전에 유리하다지만 국민의 현실과 국가의 장래를 무시하고 모든 것에 우선할 수는 없다.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또다시 정당추천제의 관철을 앞세운 채 원외투쟁을 벌이는 행위는 국민을 무시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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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7-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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