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재개의 기대와 「통독」(사설)

남북대화 재개의 기대와 「통독」(사설)

입력 1990-07-03 00:00
수정 1990-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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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끊겼던 남북한간 대화가 다시 이어지게 됐다. 더구나 오늘 열리는 남북고위급 예비회담은 이산가족 재회를 위한 적십자 접촉이나 체육회담등과 달리 비교적 정치적 성격을 갖는다. 그것이 실은 남북문제해결에의 본질적 접근노력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기대 또한 큰 것이다.

북한이 오랫동안 대화를 거부하다 요청해 온 것이고 또 그 과정도 그러해서 이번 대화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진전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아직 남아 있다. 북한측의 당초 의도가 한반도 현실상황의 고착을 깨고 전진적인 변화를 모색하려는 데 있는 것이라기 보다 오히려 반대로 현상유지에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순서야 어떻든 모처럼 재개된 대화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현실적 당위성을 깨닫게 된다. 또한 그럴수록 꾸준하고 끈질긴 대화를 이어나가 이제 한반도의 남북한도 무언가 이뤄내야 한다는 절실감을 갖게 된다.

사실 90년은 연초부터 남북대화및 교류에 관한 기대가 컸었다. 밖으로는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세계의 눈부신 개혁과 민주화발전이이뤄졌다. 그 엄청난 변혁속에서 한반도의 남북한이 더 이상 긴장과 대립을 지속하다가는 분단상태의 해소는 고사하고 세계적 미아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남북한 대화와 교류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그때마다 북한측의 일관된 폐쇄와 고립정책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북한 당국은 지금 그들의 전통적인 동맹우호국인 소련과 중국은 물론 다른 주변세력으로부터 끊임없이 남북대화의 종용내지 개방압력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다 최근의 한소 정상회담은 그들이 더 이상 거부와 폐쇄만을 고집할 수 없는 한계상황으로 몰고 가는 요인이 됐을 것이다. 북한도 무언가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는 단계에 이르렀을지 모른다.

바로 그것이 이번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의 근거이다. 우리측이 그들의 돌연한 대화제의 속에 숨은 뜻을 간파했으면서도 선뜻 응한 것은 그것이 북한 스스로 쌓아 온 폐쇄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측은 어렵게 성사되어 재개된 대화인 만큼 과거의자세와 전략적 저의를 크게 수정해서 대화에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쪽의 일관된 노력과 성실한 접근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로부터 상호신뢰와 이해가 조성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북한은 아울러 바로 이 시점에서 통일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 있는 동서독의 통합과정과 통일노력을 되돌아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세계는 지금 동서독의 경제사회통합,국경개방조치를 황홀한 감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동서독간의 꾸준한 대화와 노력,통일에 대한 민족적 염원과 여망이 어우러진 역사적 필연일 뿐인 것이다.

경제·사회통합을 이룬 후 서독의 콜총리는 『우리는 다시 갈라설 수 없게 됐다』고 선언했고 동독총리는 『마음을 굳게 갖자』고 호소했다. 분단 민족의 재통합은 그러한 대도와 용기와 희생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배워야 한다.
1990-07-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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