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예보”… 안타까운 기상대/최철호 사회부 기자(현장)

“뒷북 예보”… 안타까운 기상대/최철호 사회부 기자(현장)

최철호 기자 기자
입력 1990-06-21 00:00
수정 199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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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ㆍ자료부족에 물난리 방치

중앙기상대는 19일 하오2시쯤 『올해 장마가 이미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박용대기상대장 주재아래 1시간동안 긴급 예보관회의를 가진 끝에 내린 결론이 었다.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매우 발달한 이동성 저기압이 남동쪽으로 내려와 제주 남쪽 해상에 있던 장마전서과 만나기 시작한 18일 상오9시로부터 29시간만이었다.

강화지방을 비롯한 경기북부지역에 1백㎜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고 전국 곳곳에서 물난리를 치른 이날 아침으로부터도 여러시간이 지난터였다.

으레 남부지방에서부터 시작되던 장마가 올해는 이상하게도 북쪽에서부터 시작됐으니 그것을 설명할 만한 융통성을 동원하는데 그만한 시간이 걸릴 법도 하긴하다.

또 나름대로 수많은 기상관련산업이 발달한 요즘인지라 기상통보가 세간에 미치는 영향이 민감하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를 내린 뒤에 발표한다는 신중론도 이해함직 하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기상도와 구름사진 강수량은 고사하고 이미 곳곳에서 보인 한시간에 30∼60㎜의 강수량은 이미 장마를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기상대로서는 강수량을 측정하는 자동관측계(AWS)가 절대 부족한 상태라는 등 여러가지 이유를 댈 수 있다.

일본의 경우 17㎞마다 설치된 AWS가 우리나라에서는 50㎞마다 1대씩 설치됐고 절대수량도 일본의 1천3백13개에 비해 겨우 80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실제에 있어 기상대 관계자들은 『이같은 장비도 올해안에 1백개가 더 설치돼 내년에는 예보가 좀 나아지겠죠』라는 자조섞인 말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 『18일 하오부터 장마의 가능성을 고려했지만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해 아무도 장마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관계자의 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해마다 느끼는 것처럼 올해도 혹시나 사람의 판단과 작업에 소홀함이 없는지를 당사자들은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한다.

그래야 밤을 뜬 눈으로 지새며 날씨의 추이를 뒤쫓는 그 외로운 노고가 더욱 값지고 빛나는 것이 될 것이다.
1990-06-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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