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평화 “태풍의 눈”… 북한 「핵개발」

동북아평화 “태풍의 눈”… 북한 「핵개발」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0-06-19 00:00
수정 1990-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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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안 제조설」의 충격과 파장/소 군원중단 대비한 자구책인듯/루마니아ㆍ동독서 원료ㆍ기술도입 추정/신데탕트 역행… 한반도 긴장 촉발

북한의 핵개발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가.

북한이 6개월 이내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는 그동안 많은 논란과 함께 가설로만 무성했던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제조의 현실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냉전체제의 마지막 잔재로 남아있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킴은 물론 동북아시아와 더 나아가 세계의 전반적인 군사균형을 크게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핵개발 가능성은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설은 이미 수년전부터 꾸준히 흘러 나왔으며 특히 얼마전에는 미국의 위성사진을 통해 평양북쪽의 영변에 건설중인 원자력발전소 시설외에 핵폭발시험 용지와 핵연료 재처리공장으로 보이는 시설물등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및 서방국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북한의 핵무기제조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지난 4월 월포위츠 미국방차관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제조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었다.

미국은 소련이 철저한 핵확산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의 도움을 통해 핵무기를 제조한다 해도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의 자체기술로 핵무기를 제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소련은 최근 원자로 4기의 대북한 판매를 중단시키고 기술ㆍ자재 등의 판매도 중지시킨바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서는 현재의 기술수준은 핵무기제조까지는 미치지 못하며 다만 제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제감시하에 두어야 한다는 정도로 논의가 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자신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정협정체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IAEA이사회에 참석한 정근모 과기처장관도 지난 14일 북한이 IAEA와 핵안정협정체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7월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히고 이는 협정체결의 필요조건이 되는 의미있는 「진일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보도는지금까지 북한의 핵개발 능력에 대한 「정설」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특히 앞으로 5∼6년이 아닌 6개월내에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주장과 소련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동독과 루마니아의 구정권으로부터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기술과 원료를 입수했다는 지적은 매우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물론 뉴스 소스로 돼 있는 소련관리가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아직은 주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나 북한의 핵무기제조 가능성이 소련으로부터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높여주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지금까지 언급이 없었던 소련이 왜 갑자기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는지에 대해 석연치 않게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안정협정체결을 하도록 국제적 압력을 겨냥한 전술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까지 대남군사적 우위 확보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일성은 특히 고르바초프의 신사고에 의한 동구개혁과 세계적 화해가 정착되면서 소련으로부터의 개방압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핵무기보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일성은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소련의 일방적인 통제나 영향력을 어느 정도 배제시킬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의 핵개발 노력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안정협정에 서명한다해도 그들의 핵무기개발에 제동을 걸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견해도 밝히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 노력은 동서 화해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최근 한소 정상회담으로 긴장완화의 조짐이 보이던 한반도를 심각한 핵위험지대로 만들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이창순기자>
1990-06-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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