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행로 불안한 첫발/30년만의「선거혁명」…배경과 전망

미얀마 민주화행로 불안한 첫발/30년만의「선거혁명」…배경과 전망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1990-05-30 00:00
수정 1990-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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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피폐 따른 불만,표로 분출/사회혼란 지속땐 군부 재등장 가능성

미얀마군사정권이 30년만에 치러진 27일의 다당제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국민연맹(NLD)의 압승을 시인,가능한한 빠른 시일내 권력이양을 약속함에 따라 미얀마의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권이양공약에도 불구,군부가 호락호락 물러나 줄지는 매우 의문시 되기 때문에 미얀마의 향후 정치민주화 전망이 꼭 밝은 것만은 아니다.

NLD의 대승을 공식으로 인정한 집권국가법질서회복평의회(SLORCㆍ군사평의회격)의 예 흐투트대변인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새로 구성되는 의회는 새로운 헌법을 제정한뒤 SLORC로부터 권력을 넘겨받게 되고 군은 새 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권이양의 시기 및 방법과 집권평의회의 정권이양에 상응하는 대가요구가 받아들여질지의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계엄령이 여전히 발효중인 상황이어서 군부강경세력이 총선결과에 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권력이양 의사가 없었다면다당제 총선을 치르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군사정권 관계자의 말처럼 이제와서 총선 자체를 무효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집권평의회와 NLD간의 막후협상에 의해 정국의 향배가 좌우될 전망이다.

군사정권지도자 사우 마웅장군도 NLD가 친군부 국민동맹당(NUP)을 누르고 승리할 경우 「법에 따라」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사우 마웅장군이 지난 88년9월 유혈 쿠데타로 집권하면서 헌법을 폐기했기 때문에 정권이양에 관한 명백한 법규정이 없는 실정이어서 새 헌법을 마련하기까지는 1∼2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NLD측은 지난 62년 네윈의 쿠데타에 의한 집권 이전에 있었던 버마헌법을 임시헌법으로 채택,의회의결이나 국민투표를 거쳐 앞으로 2개월내에 정권을 이양받겠다는 입장이다.

군사정부가 이같은 야당과 국민들의 조기정권교체 열망을 무시한채 시간을 끌려는 것은 정권이양 후에도 군통수권을 확보하는 방안 등 신분보장과 영향력 행사권을 얻어내기 위한 복선을 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군사정부가 의회의 헌법제정과정에서 일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아무런 「안정장치」없이 정권을 내줄경우 지난 88년 전국적인 민주화시위당시 수천명의 목숨을 앗은 학살 책임을 면치못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정권이양시기와 보상책에 대한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정권이양지연을 이유로 대대적인 시위가 일어나면 이를 계기로 제2의 쿠데타를 도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양곤시내에는 총선취재를 위해 입국한 외국기자들이 철수하면 군사정권이 강압적인 태도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고 선거당일에 철수했던 무장군인들도 28일부터 다시 시내거리에 배치됐다는 보도도 전해지고 있다.

당초 「군사정권의 정통성확보를 위한 정치극」으로 간주됐던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치탄압과 경제피폐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했던 때문이었다.

그러나 벌써부터 군사정부의 즉각해체와 지난해 7월20일부터 가택연금상태에 있는 수키여사의 자유활동보장 등을 요구하는 급진적인목소리가 일고 있어 미얀마정국은 당분간 살얼음판 위를 걷는 불안이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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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분명한 점은 미얀마가 지난 30년간 이 나라를 무겁게 짓눌러온 철권독재를 과감히 뿌리쳤으며 이미 민주화의 거대한 수레바퀴는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김주혁기자>
1990-05-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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