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여당의 「장기정국구도」 가시화/민자 당헌ㆍ강령개정의 함축

통합여당의 「장기정국구도」 가시화/민자 당헌ㆍ강령개정의 함축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0-05-08 00:00
수정 1990-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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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개헌 추진의 1단계 조치” 분석/민주계 이해ㆍ국민여론이 최대 변수로

민자당이 7일 당무회의에서 차기 권력구조로 내각제를 추진할 뜻을 강력히 시사하는 강령개정안을 채택한데 대해 통합여당의 장기정국구도를 공식화하는 첫 걸음이 아니냐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강령개정안과 함께 그동안 논란을 벌여온 당총재임기를 2년으로 하는 당헌개정안도 의결했다. 내각제로 권력구조가 재편될 경우 집권당총재는 자동적으로 수상이 되기 때문에 이번 민자당과 내각제개헌시사 및 총재임기 2년동시 규정은 향후 권력구조변경 뿐아니라 권력담당자의 순번까지 어느 정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한 관측이 나오게된 배경은 당헌 및 강령개정안이 마지막 순간 절충된 과정을 살펴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대권연관” 신경전

당초 민자당은 전당대회 이전 강령개정은 않고 당헌만 고치려했다.

당헌개정에 있어 당내 3계파간에 끝까지 논란을 벌였던 대목은 총재임기와 대표최고위원선출 방법이었다.

이중 대표최고위원의 선출방법은 김영삼최고위원의 당내 위상과 관련된 것으로 단순한 체면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총재임기는 차기대권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것으로 분석돼 계파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민정ㆍ공화계는 대통령이 총재일 경우 총재임기를 대통령임기와 같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김영삼최고위원이 차기 정권담당자라고 굳게 믿고 있는 민주계는 총재임기를 2년으로 국한하자고 맞섰다.

총재임기문제에 있어 보다 강경한 쪽은 공화계였다. 공화계로서는 2년이내에 현재의 「김영삼­김종필」이란 서열을 뒤바꿀 자신감이 없었고 적어도 노태우대통령이 임기 끝까지 당총재를 맡으며 차기 대권주자를 「간택」해 주길 바랐다는 분석이다.

총재임기부분이 난항을 겪자 중재안으로 떠오른 것이 강령에 내각제 시사조항을 넣자는 것이다.

청와대와 민정ㆍ공화계측은 내각제개헌이 이뤄진다면 총재는 「대통령」이 아닌 「수상」이 되므로 임기 2년의 규정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된다는 점에 이심전심을 이룬 듯 싶다.

이에 지난 5일 밤노재봉 청와대비서실장과 김영삼최고위원의 측근인 황병태의원,그리고 6일 아침 민정계의 박준병총장과 민주계의 김동영총무간 비밀스런 접촉을 통해 강령에 「의회와 내각이 함께 책임지는 의회민주주의 구현」이란 내각제의 교과서적 표현을 넣기로 한 대신 민정ㆍ공화계가 총재 2년 임기를 받아들인다는 극적 타협이 이뤄졌다.

○민정ㆍ공화계 느긋

청와대와 민정계측은 이번에 내각제의 시동을 걸어 91년말쯤 개헌을 현실화,내각제 권력향방을 결정할 92년초의 14대 총선을 노대통령이 총재로서 영향력을 가진채 치르게 된다면 만족한다는 입장인 것같다.

즉 내각제개헌이후 총선에서도 지금과 같이 민정계가 압도적 의석을 차지한다면 차기정권담당자가 누가 되든 민정계의 주도로 정국이 운영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공화계측도 김종필최고위원의 연령(현재 65세)등을 감안할 때 대통령제하에서 차차기대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나 내각제로 권력구조를 변경,2년 임기의 수상은 차차기를 바라볼 수도 있다는 유연한 태도이다.민정계의 한 고위당직자는 7일 『총재임기를 2년으로 못박은 것이 민주계에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김영삼최고위원이 총재가 됐을 경우도 2년밖에 못할 것이 아니냐』고 민정ㆍ공화계의 느긋한 입장을 대변했다.

이번 당헌 및 정강개정절충과정을 넘어 민자당이 탄생했을 당시부터 내각제추진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제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 등 대권후보자간의 경쟁이 한치의 양보없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며 민정계도 1인체제의 수장인 대통령을 민주계나 공화계에 쉽사리 넘겨주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따라서 1ㆍ22합당발표시 노대통령ㆍ김영삼ㆍ김종필 3인간에는 이미 내각제개헌의 타임스케줄에 합의가 있었으며 이번 강령개정은 그에 의한 1단계 조치일 뿐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자당의 내각제개헌추진이 순조로울지는 아직 미지수다. 개헌이 되려면 국회의결에 이어 국민투표통과라는 절차가 필요하므로 국회의결정족수(재적 3분의2) 확보와 함께 국민여론이 긍정적이어야 한다.

현재민자당의석수는 2백18석으로 개헌선을 상회한다. 하지만 민주계 일각에서 아직 내각제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계 회의적 반응

황병태ㆍ박관용의원 등 민주계 핵심인사들은 『내각제개헌은 현 사회분위기로 볼때 어려울 것』이라며 『강령개정은 내각제개헌문제를 논의해 보자는 정도』라고 말해 아직 대통령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민주계가 개헌의 결정적 순간에 방향을 틀어버릴 여지가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할 것이다.

청와대와 민자당이 내각제개헌문제를 둘러싸고 보다 고심하는 대목은 개헌선확보 보다 일반여론의 향배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내각제선호도가 40%로 88년 당시의 30%보다 상당히 증가했으나 아직 과반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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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민자당이 강령개정으로 내각제개헌의 공식시동을 걸었음에도 향후 정국구도를 단선추론하기엔 때이른 감이 있다. 3당통합을 주도했던 박철언전정무1장관이 『내각제로 못갈 경우에 대해서도 완벽한 대비가 되어 있다』『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도 다른 여권대권주자와 출발점이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처럼 차기 권력구조 및 대권후보 등에 대해 여권은 복합안을 가지고 있다는 관측이 아직은 설득력이 있다.<이목희기자>
1990-05-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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