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03-19 00:00
수정 1990-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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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으뜸자리이며 높은 것을 이르면서 쓰인 우리 고어가 「□」. 그 어원은 북퉁구스족이 쓰던 「마루」로까지 거슬러 오를 수 있다. 골디족이나 오로촌족들이 「높은 곳ㆍ신성한 곳」으로 친 것이 높이 설치한 마루(청)였기 때문. ◆우선 「종」이 「마루 종」이다. 으뜸이라는 뜻이다. 산마루의 「마루」도 그것이며 머리(두)도 그것. 말(마)이나 말(두) 또한 맥락을 함께한다. 기마민족의 후예답게 말을 동물의 으뜸으로 보았으며 삶에 중요한 곡식을 되는 용기로서 으뜸되는 것 또한 말로 보았던 것. 신라의 왕 가운데서 19대 눌지로 부터 22대 지증까지 붙는 마립간도 「말 한」 「마리 한」의 차자다. 「으뜸왕」이라는 뜻이다. ◆이 「□」은 땅이름으로도 번져 난다. 한자로 마산ㆍ두산으로 표기되는 곳은 곧 「말 뫼」. 그것이 마라ㆍ마로ㆍ마리… 등으로 새끼치는 이름도 생긴다. 한자로 마라ㆍ마로ㆍ마리ㆍ마이ㆍ미리…라 표기되는 곳들이 그것. 모라ㆍ모로ㆍ모리…도 따지자면 그계열이다. 강화도의 「마리산」이 곧 이 부류. 지금 한자로 마니산이라쓰고 있지만 고려사 등에는 마리산ㆍ두산이라 표기되어 그토박이 이름이 「마리산」임을 알린다. ◆일본말과도 관련을 갖는 말이 「□」. 이 □은 현대어 「마을」로도 새끼치는 것인데 이 마을을 뜻하는 일본말이 「무라」이다. 그들의 성에는 「마루」(환)가 많다. 우리 말 마루(청)와 연관된다. 성주가 거처하는 곳은 혼마루(본환). 「높은 곳ㆍ신성한 곳」이다. 그들의 땅이름 가운데는 마루야마(환산ㆍ원산)가 적지않다. 『산이 둥글어서…』는 부회일 거고 우리 「말뫼」와 관계된다고 보는 쪽이 훨씬 합리성을 띨 것이다. ◆「마리산 되찾기 위한 국민대회」가 열린다. 22일 프레스센터에서. 각계 학자들과 강화주민들이 참석하여 그 역사적ㆍ어원적 고찰도 하고 토론도 벌인다. 마리산은 마니산이 아닌 「마리산」. 단군성조의 자취가 깃들인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오는 가을 전국체전때부터라도 그렇게 불리고 쓰였으면 한다.

1990-03-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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