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01-07 00:00
수정 1990-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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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공산당 서기장 고르바초프를 두고 『세계의 운명을 한손에 거머쥔 사나이』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도 엄청난 일들을 벌여놓았고 이 일들이 어떻게 되어 가느냐에 따라 세계의 운명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온 세계의 이목이 그의 모든 것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5일의 세계주가 폭락 소동도 결국은 그러한 고르바초프에 대한 세계의 민감성이 빚어낸 해프닝이었다. 고르바초프가 국내 정치문제에 치중하기 위해 외국정치인들과의 모든 회담 일정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도쿄ㆍ홍콩ㆍ유럽 증시를 강타,주가폭락 사태를 야기시킨 것. 뒤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서울 증시에선 한때 고르바초프 피격 뉴스로 증폭되기까지 했다. ◆증권시장엔 언제 어디서나 근거없는 뉴스ㆍ루머들이 많이 나돌게 마련. 그러나 정확한 정보가 가장 빠른 곳도 증시이며 근거없는 낭설도 언제나 그럴 듯하고 개연성이 높은 것 같은 경우가 많다. 고르바초프의 외국정치인 면담 일정 취소는 실각등 그의 신변이상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고르바초프의 실각ㆍ암살 또는 소 군부 쿠데타 가능성은 이미 세계적인 우려와 경계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년 벽두의 이번 소동은 좀 불길한 조짐이 아닐 수 없다. 고르바초프는 밖에서 인기가 높지 안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개방과 개혁은 보수ㆍ진보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지 오래다. 비누ㆍ치솔ㆍ화장지 등 생필품은 점점 더 구하기 힘들어지고 위성국은 모두 떨어져 나갔으며 15개 공화국 1백여개 민족들의 분리독립 지향 민족주의는 소련제국의 붕괴를 재촉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고도 무사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세계의 우려다. 『그는 목적지는 알지만 그곳에 가는 방법을 모른다』 『개혁 용의만 표명했지 그의 힘으로 더이상 어쩔 수 없는 병든 체제 앞에서 그는 개혁을 원하는 루터와 반대하는 교황이 동시에 되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의 개혁은 그에겐 물론 반대자 그리고 온 세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1990-01-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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