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1750억원 횡령·배임 혐의…나머지 3명 불구속 기소할 듯
검찰이 26일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1750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총수 일가의 이익 빼돌리기와 관련해 역대 재벌비리 수사 중 최대 규모다. 지난 20일 소환조사 이후 6일 만이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500억원대 횡령, 1250억원대 배임 등의 혐의로 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5위 대기업 총수이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과 사안의 중대성, 다른 경영 비리와의 형평성 문제, 사건 처리 기준 준수 등 구속영장 청구의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총수 일가를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아무런 역할 없이 거액의 급여를 지급한 부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형인 신 전 부회장에게 400억원대, 서씨와 그의 딸 신유미(33)씨 등에게 100억원대 등 총 500억원대 부당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신 회장이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서씨 등 총수 일가 구성원에게 불법 임대하고 일감을 몰아줘 770억원대 수익을 챙겨준 혐의,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에 48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은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신 회장의 구속 여부는 28일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거쳐 결정된다. 롯데 측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09-2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