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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이승철·최상목… 특검 피한 조연들, 檢도 피해갈까

고영태·이승철·최상목… 특검 피한 조연들, 檢도 피해갈까

조용철 기자
입력 2017-03-02 22:22
업데이트 2017-03-0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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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 더블루K 등 사유화 드러나
최순실 직권남용의 공범 될 수도
李 ‘대기업 모금’ 주도적 역할해
개인적 동기 섞였다면 처벌 가능
靑 미르회의 주재한 崔도 책임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작성한 최종 기소자 명단에는 국정농단 사건에 직간접으로 연루돼 있는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는데도 빠진 인물들이 있다. 고영태 더블루K 이사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등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최측근으로 있다가 훗날 이를 폭로한 인물들이 대표적이다.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사건에 직간접으로 연루된 인물들도 제외됐다.

특검이 수사에 적극 협력하는 걸 조건으로 사법처리를 면제하는 사실상의 플리바긴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 주변에선 이들이 비록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 해도 공모 정도를 볼 때 충분히 사법처리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의 향후 수사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최씨와 함께 재단 업무를 주도한 고씨가 검찰에 의해 기소될지가 관심이다. 고씨는 더블루K를 운영하며 최씨의 국정농단을 도왔거나 방조한 정황 외에 K스포츠재단의 기금을 사유화하려 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히 고씨는 지난해 3월 최씨가 롯데 등 대기업을 찾아가 출연금을 요청할 때도 동행해 최씨의 ‘심복’ 노릇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씨 직권남용 혐의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고씨가 재단을 빼앗기 위해 기획 폭로를 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특검은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 전 부회장은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일찌감치 지목됐다. 검찰이 작성한 최씨의 공소장만 보더라도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재단 설립에 대한 대통령 지시를 가장 먼저 전달받은 것이 이 전 부회장이었다.

관건은 이 전 부회장의 가담 정도다. 특별수사관 출신 한 변호사는 “지시를 받고 ‘기계’처럼 행동했으면 처벌이 힘들지만, 이 전 부회장의 행동에 개인적 동기가 섞였다면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 전 수석은 지난달 22일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부회장이 2016년 총선 때 비례대표 공천이 가능한지 문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시절이던 2015년 10월 4차례 열린 청와대 미르재단 회의를 모두 주재한 최 차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차관은 당시 회의에서 재단 사무실의 위치를 지정해 주는가 하면, 출연할 대기업들도 직접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차관은 “최씨 개입 여부를 몰랐고, 실무 작업을 도왔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기소 여부는 고유 권한이라며 이들 직간접 조력자들의 사법처리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비서관급까지 일괄 기소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처리와 차이가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7-03-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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