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김태범 교수팀 논문
전립선암 환자의 손가락 길이비(比)가 암의 악성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손가락 길이비가 작을수록 전립선암 악성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의료진은 하부요로 증상을 호소하는 40세 이상 남성 환자 770명의 손가락 길이비와 함께 전립선암의 지표인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를 측정했으며, 이 중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환자 166명에 대해 전립선 조직검사를 시행한 뒤 환자의 손가락 길이비와 전립선암 진단율, 전립선 조직검사의 병리학적 소견과의 관련성을 살폈다.
그 결과 손가락 길이비가 0.95 미만인 환자가 조직검사에서 전립선암으로 진단될 확률이 46.8%로 0.95 이상인 환자의 23.6%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손가락 길이비가 0.95 미만인 환자는 종양의 부피가 46.7%로 0.95 이상인 환자의 37.1%보다 9.6% 포인트나 높았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전립선암의 악성도와 관련이 있는 ‘글리슨’ 점수가 높은 생검 조직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논문은 브라질 비뇨기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 결과는 태아기적 남성 호르몬이 손가락과 남성 생식기관의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함께 전립선암의 발생은 물론 악성도와도 깊은 관련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김태범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향후 개인마다 전립선암의 치료 반응 및 생존율이 서로 다른 원인을 규명하는 의미 있는 단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11-19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