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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교육관 혼란스럽다

[사설] 대통령 교육관 혼란스럽다

입력 2009-02-24 00:00
업데이트 2009-02-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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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라디오 연설에서 점수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현행 대학입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의 자율성은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그 자율은 사교육 조장이 아니라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적어도 지금 중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치를 때쯤엔 사교육 도움 없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참으로 타당한 지적이다. 게다가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덕성여중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기에 그 진정성을 의심할 이유 또한 없다. 다만 우리가 우려하는 점은 지난 1년 동안 이명박정부에서 실제로 시행해 온 교육정책은 이번 발언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실용영어 강화’와 ‘수능에서 영어 제외’ 방침은 때이른 사교육 열풍만 몰아온 뒤 흐지부지되었다. 그뿐인가. 서울에 국제중 두 곳이 이미 들어선 데다 내년부터는 자율형사립고·기숙형공립고·마이스터고 등 ‘특별난’ 고교가 전국에 넘쳐나게 되었다. 대학입시에서도 ‘자율화’란 미명 아래 고교등급화 적용 의혹, 본고사 부활 공언 등으로 극심한 혼란이 조성되었다. 이 모든 정책 추진에서 국민은 이 정부가 교육에서도 시장원리에 따른 경쟁 도입을 지향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느닷없이 ‘성적순이 아닌 대학입시’를 내놓으니 헷갈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리는 이 대통령이 말한 ‘사교육 없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구호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 기조가 바뀌었으면 바꾼 이유와 그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구두선은 남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2009-02-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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