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이 이끈 연장 역전승

홀인원이 이끈 연장 역전승

입력 2013-09-09 00:00
수정 2013-09-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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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한화금융클래식 우승

발목을 덮는 살인적인 러프로 무장한 코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마지막날 언더파로 살아남은 선수는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과 김세영(20·미래에셋). 두 홀을 남겨놓은 16번홀까지 리더보드에 적힌 최종 라운드 스코어는 각각 6언더파와 3언더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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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승부 끝에 유소연을 물리치며 개인 통산 2승째를 올린 김세영이 8일 한화금융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KLPGA 제공
연장 승부 끝에 유소연을 물리치며 개인 통산 2승째를 올린 김세영이 8일 한화금융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KLPGA 제공
누가 뭐래도 유소연의 우승을 의심할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17번홀(파3·168야드)에서 안 봐도 뻔할 것 같았던 승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챔피언 조에서 함께 출발, 3타를 뒤지던 김세영이 6번 아이언을 잡고 힘껏 휘두른 공이 깃대 앞에서 한 차례 튀기더니 데굴데굴 굴러 홀 안으로 사라진 것. 홀인원. 고급 벤츠승용차를 챙기며 눈 깜짝할 사이에 격차를 1타로 줄인 김세영의 추격이 이어졌다.

마지막 18번홀(파5·598야드). 갑작스러운 홀인원을 얻어맞은 유소연은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 왼쪽 큼지막한 바위더미에 날리고도 공이 페어웨이로 튀어나오는 행운을 맛봤지만 거기까지였다. 김세영이 버디에는 실패했지만,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2m 남짓 거리의 다소 애매한 파퍼트가 홀을 돌아나와 1타를 잃으며 동타를 허용, 연장에 끌려들어간 유소연의 샷은 점차 굳어갔다.

결국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들어간 연장에서 대세를 결정지은 건 김세영이었다. 유소연이 우드를 잡고 친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 오른편 러프에 빠뜨린 뒤 네 번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사이 김세영은 침착하게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프린지에서 친 퍼트가 홀을 지나갔지만 파세이브에는 지장이 없는 거리. 유소연은 2.5m 거리의 내리막 파퍼트를 시도했으나 공은 홀을 훌쩍 지나갔고, 이어진 김세영의 파퍼트가 결국 챔피언 퍼트가 됐다. 김세영은 약 1.5m 거리의 파퍼트를 자신있게 홀에 떨궈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시즌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도 230야드짜리 세컨샷으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던 김세영은 8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골프장(파72·6576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다시 한번 생애 최고의 하루를 만끽했다. 통산 2승째 우승컵과 함께 우승 상금 3억원, 홀인원 경품인 시가 1억 5000만원짜리 승용차, 그리고 시즌 상금 순위 1위(4억 8800만원). 김세영이 홀인원 한 방으로 챙긴 전리품들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2013-09-0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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