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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 D-1] 장대높이뛰기 ‘마의 6m’ 달구벌서 넘을까

[대구세계육상 D-1] 장대높이뛰기 ‘마의 6m’ 달구벌서 넘을까

입력 2011-08-26 00:00
업데이트 2011-08-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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붑카의 6m 14… 17년간 못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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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붑카
세르게이 붑카
스포츠 중에서도 육상은 인간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종목이다. 그런데 장대높이뛰기의 경우 ‘살아있는 전설’ 세르게이 붑카(48·우크라이나)가 1994년 6m 14를 달성한 이래 20년 가까이 세계신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남자 선수 중 6m를 넘은 이는 단 15명. 여자 가운데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유일하게 5m를 넘었다. 신체 조건이 향상되고 과학이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장대높이뛰기에서의 6m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되는 것일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마의 6m를 넘은 ‘6m 클럽’ 선수는 세 명이다. 스티븐 후커(29·호주), 르노 라빌레니(25·프랑스), 브래드 워커(30·미국)가 주인공. 후커가 2009 보스턴 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6m 6의 기록은 붑카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자 현역 중 최고 기록이다.

후커는 멀리뛰기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의 운동능력을 물려받아 100m를 10초 82에 주파한다. 188㎝, 85㎏의 체격조건도 훌륭하다. 2009년 부상을 당한 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부진한 것이 아쉽다. 현재 가장 컨디션이 좋은 것은 라빌레니. 2009년 6m 01을 기록한 그는 올해 유럽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6m 03을 기록하는 등 기복 없는 성적을 기록했다. 워커 역시 2006년부터 3년간 시즌 최고기록으로 챔피언 자리를 지켰지만 2009년 골반 부상 이후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5m 84를 뛰는 등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양치기 소년들이 지팡이로 방목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은 데서 착안된 장대높이뛰기는 장대의 재질이 변화함에 따라 비약적인 기록 향상을 보여왔다. 1795년 독일의 체육학자 요한 구츠무츠가 나무 봉을 사용해 1m 30을 뛰어넘은 것이 첫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이래 탄력성이 좋은 대나무가 사용된 후 1912년 4m 벽을 넘었고, 19 46년 알루미늄과 1960년대 유리섬유 제품이 개발되면서 5m를 넘어섰다. 탄소로 코팅한 첨단 특수유리섬유로 만들어져 탄성과 내구력까지 보강된 최첨단 장대가 등장하면서 1985년에는 드디어 6m를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장대의 규격은 무게나 길이는 물론 공인된 소재라면 재질도 제한이 없다. 일반적으로 길이 4m 50 이상, 지름 3.5㎝ 이상의 장대를 사용한다.

그러나 장대만 좋아진다고 기록이 무조건 좋아지지는 않는다. 장대높이뛰기에 적용되는 ‘후크(Hooke)의 법칙’ 때문이다. 장대가 휘어지는 만큼 다시 펴지는 반발력도 커진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선수들은 탄성이 높은 장대를 충분히 굽힐 수 있는 힘과 탄성을 바탕으로 몸을 거꾸로 솟구치게 할 수 있는 도약력을 갖춰야 한다. 장대높이뛰기는 선수가 달리는 스피드에 의해 만들어진 운동에너지가 장대의 탄성에너지로 전환되고, 다시 높이 솟구치는 위치에너지로 바뀌는 과학적인 운동이다. 따라서 도움닫기 속도가 빨라야 몸이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붑카가 6m 벽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은 100m를 10초에 달리는 주력 덕분. 도움닫기 단계에서 시속 35.7㎞ 정도의 폭발적 스피드를 낸 것이 세계 신기록의 원동력이었다.

이 때문에 장대높이뛰기의 기록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장대의 재질은 물론 선수들의 기량 향상 역시 꼭 필요하다. 스피드와 파워, 유연성 및 상·하체의 균형적 발달이 필수 요소인데, 이것을 고루 갖춘 선수가 나오는 게 쉽지는 않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1-08-2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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