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한국 대표팀 노선영(왼쪽부터)과 김보름, 박지우가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선영은 이날 감기몸살을 이유로 기자회견 직전 카톡으로 백 감독에게 참석 취소를 통보했으며, SBS는 같은 날 밤 기자회견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노선영과의 전화 인터뷰를 방송했다.
노선영의 불참을 종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SBS 관계자는 3일 “노선영이 기자회견에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만났다“면서 ”취재진이 노선영을 강릉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나 백 감독과 김보름의 생방송 기자회견을 함께 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송 뒤 노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노선영이 TV에 얼굴이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 그 자리에서 헤어졌고, 30분 뒤에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한 노선영. [SBS 방송화면 캡처]
백 감독은 “문자 메시지가 온 뒤 ‘할말이 없다면 없다고 말을 하더라도 가자’고 권유했지만 노선영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박지우는 ‘선영 언니가 안 가면 나도 안 간다’며 버스에서 내리는 바람에 김보름만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노선영의 불참이 확인된 것은 기자회견이 시작된 오후 5시 30분이었다. SBS는 불참 사실을 알고 노선영과 접촉했다고 했지만, 선수촌~정문 이동 시간은 최소한 10분 정도가 걸리는 터라 노선영이 강릉 시내에서 취재진과 기자회견 생방송을봤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SBS는 이날 밤 “3번 주자로 뛰겠다고 감독에게 말한 적이 없다”는 노선영의 말을 단독으로 보도해 대표팀 작전을 둘러싼 진실공방에 불을 질렀다. 앞서 백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노선영이 3번으로 뛰겠다고 말했다”고 한 뒤 “이날 기자회견은 팀추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모두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사전에 어떻게 말하기로 누구와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SBS 관계자는 “노선영과 우리는 특수한 관계다. 당초 1500m 출전권이 없어 평창대회에 나갈 수 없을 때 우리가 찾아가 첫 보도를 했다. 노선영의 우는 모습을 우리가 잡았고, 이런 관계로 신뢰가 형성돼 있다. 정상적인 취재활동”이라고 주장했다.
SBS는 평창올림픽 여자 팀추월 예선 때 해설진이 팀워크 붕괴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고, 노선영 역시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보다는 SBS의 정치시사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