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경기장… 강원도 “존치” 정부 “지원 어려워”

돈 먹는 경기장… 강원도 “존치” 정부 “지원 어려워”

조한종 기자
입력 2018-03-19 18:14
수정 2018-03-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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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지사 “국제 경기 활용”…빙속·하키센터 등 유지 가닥

年 45억 적자…국비 지원 요청
정부 “75% 중앙 부담은 못 해”
“올림픽 잉여금 지원” 타협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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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가운데) 강원지사가 19일 집행부와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개최 감사인사회를 열고 “세계 최고, 최대의 올림픽으로 만들어 낸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하고 있다.  춘천 연합뉴스
최문순(가운데) 강원지사가 19일 집행부와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개최 감사인사회를 열고 “세계 최고, 최대의 올림픽으로 만들어 낸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하고 있다.
춘천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남에 따라 경기장 사후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경기장들은 적게는 100억원대에서 많게는 2000억원 이상 예산을 들여 새로 만들어지거나(7개), 보완(6개)된 것들이다. 개·폐회식장으로 사용된 올림픽 플라자는 당초 계획대로 19일부터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문제는 경기장들이다. 강원도는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한 공동유치 등을 위해 존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간 수십억원씩 들어가는 경기장 관리비 등을 이유로 정부는 장기 존치에 회의적이다.

아직 정부와의 협의가 더 이뤄져야 하겠지만 강원도는 경기장을 살려 제2의 강원 부흥 계기를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통해 얻은 올림픽 자산을 토대로 ‘새로운 강원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남북 간 평화 분위기 조성, 강원도가 세계에 알려진 점, 최고의 경기장을 갖춘 것과 최고 올림픽을 이끈 자신감, 철도와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구축 등은 가장 큰 자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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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회식장으로 사용됐던 올림픽 플라자가 19일부터 철거를 시작했다. 지하 1층, 지상 7층의 철골,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3만 5000석의 가변석을 갖추고 행사를 마친 시설은 가설건축물이 모두 철거되고 1만 5000석 규모의 좌석과 3층 본관만 올림픽 기념관으로 남게 된다. 강원도 제공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회식장으로 사용됐던 올림픽 플라자가 19일부터 철거를 시작했다. 지하 1층, 지상 7층의 철골,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3만 5000석의 가변석을 갖추고 행사를 마친 시설은 가설건축물이 모두 철거되고 1만 5000석 규모의 좌석과 3층 본관만 올림픽 기념관으로 남게 된다. 강원도 제공
최 지사는 경기장 시설의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올림픽 개막 전에는 해체나 복원 등을 계획했으나 대회 기간 변화가 생기면서 유지 등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세계컬링연맹(WCF)이 올 11월 국제경기 개최를 희망해 오고, 스키연맹 등에서 내년 대회 개최를 요청하면서 경기장 활용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평창올림픽이 성공한 올림픽으로 평가받으면서 여론도 경기장 존치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지사는 “사후 활용과 관련, 정부와 어느 정도 기본 합의는 돼 있다”며 “예산, 관리주체 등에 대해 각 관계기관, 경기연맹 등과 정교하게 검토하고 충분히 고려해 결정하고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일단 모든 경기장을 존치하기로 하고, 투입 예산은 정부로부터 후지급 정산을 받는 방식으로 사후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문체육시설인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 강릉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스키점프센터 등 4개 경기장에 대해 도가 요구한 국비 지원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경기장에 대해 우선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와 도비를 투입해 연말까지 유지관리할 수 있는 임시 방안을 마련하고 소요되는 비용 등 각종 예산은 추후 협의를 통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경기장을 모두 존치할 경우 유지 비용은 연간 68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23억원은 경기장 부대시설 운영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나머지 45억원 정도는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이 연간 적자분 45억원 중 75%는 정부 예산(국비)으로, 25%는 강원도 예산(지방비)으로 메우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키점프센터는 올림픽 전부터 있었던 시설이므로 지원할 수 없고, 나머지 경기장도 국비 75% 부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철저히 수익성을 고려해 운영에 관한 용역을 재실시하자’는 입장이다. 강원도는 기재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스키점프센터의 지원 대상 포함 여부에 따라 도비 지원을 일부 높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도 최근 강원도의회가 “전문체육시설은 국가 차원에서 관리 방안을 마련, 국비를 지원해 달라”는 내용을 담아 제안한 ‘동계올림픽 경기장 사후 국가관리 촉구 건의안’을 채택해 관계 중앙부처와 국회에 전달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차원에서 올림픽 수익금 잉여금으로 사후 활용을 뒷받침하는 기구를 설립해 지원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올림픽 잉여금과 출자금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설립해 지원에 나서 사후 활용을 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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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18-03-2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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