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4000명 수용 메인스타디움 등 9개도시 10개 경기장 공사 순조
지구촌 연인원 380억명이 지켜 볼 ‘꿈의 무대’ 월드컵 축구 본선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은 세계 여섯번째로 본선무대를 7연속 밟는 데다, 북한과 나란히 나설 가능성도 있어 더욱 뜻깊은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11일부터 7월11일까지 세계를 달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1930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창설한 뒤 아프리카대륙에서는 80년 만에 처음 열리는 대회이다. 흑백 인종분쟁에서 벗어난 평화의 땅임을 알리는 의미도 짙다. 9개 도시, 10개 경기장에서 64경기가 치러진다. 6월 평균 기온은 10~20도로 우리나라로 치면 봄 날씨다. 조직위원회(SALOC)는 25억랜드(3750억원)를 들여 개최 도시를 오가는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등 손님맞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SALOC) 제공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 6만 8000여명을 수용하는 개폐식 돔 경기장으로 준결승전을 포함해 모두 8경기가 치러진다.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SALOC) 제공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SALOC) 제공
│케이프타운(남아공) 박건형특파원│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가장 빛나는 곳. 수백년 전 대 항해시대의 상징 희망봉과 테이블마운틴의 도시. 아프리카 최대의 관광도시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얘기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일년 내내 북적인다.
공항에서 이동하는 도로변 곳곳에는 판자촌이 자리잡고 있다. 빈부격차가 극심한 남아공 대도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6만 8000명 수용… 개폐식 돔구장
끝이 없을 것 같은 고속도로를 지나 눈 앞에 테이블마운틴이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케이프타운의 남쪽에 위치한 높이 1087m의 테이블마운틴은 말 그대로 산 정상부터 탁자처럼 평평하다.
케이블카나 차량, 하이킹 등을 통해 산 꼭대기에 오르면 케이프타운 시내 전체와 푸른 바다, 저 멀리 넬슨 만델라가 수십년 간 유배돼 있던 로빈섬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마치 유럽이나 미국의 해변도시처럼 잘 정돈된 현대풍의 도시를 끼고 돌아 해변쪽으로 향하자 로빈섬으로 향하는 항구 초입부터 주변을 가득 채운 공사차량들이 바쁘게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이 바로 내년 월드컵이 열리는 10개 구장 중 하나인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이다. 이 곳에서 조별리그 6개 경기와 8강전, 준결승전이 치러진다. 본선 진출팀이 확정된 후 조추첨이 이뤄지면 우리나라도 이 곳에서 경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거대한 철골 괴물’. 이름에 들어간 ‘녹색’이 무색할 정도로 경기장은 온통 회색이었고 아직까지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경기장 입구에서 운영되고 있는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 기념관’으로 들어서자 완성된 스타디움의 조형도가 먼저 눈길을 끈다. 2007년 착공한 경기장은 현재 80%의 공정이 진행된 상태다.
기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을 허물고 완전히 다시 짓고 있으며 완성되면 6만 8000명을 수용하게 된다. 특히 이 스타디움은 개폐가 가능한 지붕을 갖고 있는 최첨단 시설이다.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케이프타운의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자부한다.
브리핑에 나선 패니 게인스 매니저는 “독일 건축가들이 설계부터 참여했고 현재 감독과 감수도 주도하고 있다.”면서 “건축 비용은 약 15억 랜드(약 2250억원)”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년에 걸쳐 남아공 관계자와 독일 전문가들이 자유토론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경기장의 비전을 만들어 왔다.”면서 “특히 케이프타운이 전세계적인 관광도시인 만큼 주변경관과의 조화, 경기장이 환경 문제를 낳을 소지는 없는지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일꾼들 “우린 열두번째 선수”
경기장 내부로 들어서자 남아공의 사회구조가 여실히 느껴졌다. 건설 노동현장에는 흑인 일색이었고 현장 책임자 등 관리직은 모두 백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게인스 매니저는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이 철폐된 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노동계층의 근본적인 변화는 실감하기 힘들다.”면서 “관리직 중 일부에 의무적으로 흑인을 채용하도록 하는 법률도 있고,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경기장은 구조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내부 칸막이와 좌석 설치 등 세세한 부분과 잔디를 심는 과정도 남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개폐식 지붕을 설치하는 일. 바닥을 빙 둘러 지붕 뼈대를 내려 놓은 뒤 케이블을 이용, 한번에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게인스 매니저는 “경기장 건설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부분이 끝나면 사실상 경기장 건설은 마무리 단계”라고 강조했다. 경기장 건설요원의 유니폼에는 모두 커다란 등번호 12번이 달려 있다.
게인스 매니저는 “모두가 12번째 선수이자 남아공 월드컵의 주인이라는 의미”라며 “케이프타운, 나아가 남아공의 자랑이 될 경기장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호응도 높다.”고 설명했다.
kitsch@seoul.co.kr
축구장 잔디와 같은 녹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남아공월드컵 마스코트 ‘자쿠미(Zakumi)’. 남아공의 ‘빅5’ 동물인 표범을 형상화했다. 자쿠미란 남아프리카를 뜻하는 ‘ZA’(Zuid Afrika·네덜란드어)와 ‘Kumi’(10이란 뜻을 지닌 흑인언어)의 합성어로 ‘남아공 2010년’을 뜻한다.
2009-06-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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