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GS칼텍스오픈 4라운드가 열린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골프장(파72·6961야드) 18번홀(393m). 연장에 나선 배상문(23)이 135m를 남겨두고 두 번째 샷을 준비하다가 어드레스를 풀었다. 한 번 더 바람을 감지하기 위해서다. 틀림없는 뒷바람. 8번 아이언을 움켜쥔 그는 핀을 향해 힘차게 공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쭉 뻗어나가는 듯하더니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간신히 그린 에지를 넘어섰다. 배상문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한참 동안이나 제자리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앞바람으로 바뀌었기 때문.
파세이브 뒤 맞은 연장 두 번째 홀. 같은 자리에서 두 번째 샷을 준비한 배상문은 이번엔 한 클럽 긴 채를 잡았다. 그러나 공은 이번엔 핀을 훌쩍 넘어 14m나 떨어진 그린 끝 에지에 떨어졌다. 순간적으로 뒷바람이 불어 핀을 넘긴 것. 두 차례 모두 신통하게 핀에 붙인 퍼트가 아니었더라면 통산 5승째는 바람에 날아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왕 배상문이 아시안투어를 겸한 GS 칼텍스오픈에서 ‘장타자’ 오태근(33·빈폴골프)과 나란히 7언더파 281타를 기록, 서든데스 방식으로 가진 두 차례의 연장전 끝에 짜릿한 파퍼트를 떨궈 우승했다. 통산 5승째는 물론, 지난해 한국오픈 뒤 7개월 만의 우승. 상금 1억 2000만원을 챙겨 지난해에 이어 상금왕 2연패에도 시동을 걸었다.
반면 미국 골프 유학 중 한 때 타이거 우즈(미국·4위)를 제치고 주니어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오태근은 두 번째 연장 그린에서 18m짜리 오르막 퍼트가 어이없이 7m나 지나가는 통에 지난 2003년 호남오픈 이후 6년 만의 통산 3승째를 날려버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