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오픈] 미셸 위 졌지만 웃었다

[SBS오픈] 미셸 위 졌지만 웃었다

입력 2009-02-16 00:00
수정 2009-02-1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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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20·나이키골프)가 SBS오픈에 처음 나선 건 2005년. 당시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크리스티 커(미국)와 함께 공동 2위(6언더파)에 올라 ‘1000만달러의 소녀’로 거듭날 채비를 갖췄다. 그리고 4년 뒤 같은 대회, 같은 장소. 위는 또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물론 공동 선두로 출발한 뒤 역전패여서 섭섭함은 남는다.

●미운 오리새끼서 돌아온 천재소녀로

하지만 그는 지금 웃고 있다. 16세 어린 나이에 온갖 찬사를 한 몸에 받을 당시와 15일 LPGA 데뷔전을 마친 그의 웃음은 무게나 색깔이 다르다. 질곡의 4년. 천당과 지옥을 한꺼번에 경험했기 때문이다.

‘돌아온 천재소녀’ 미셸 위가 15일 하와이 터틀베이리조트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LPGA 시즌 개막전 SBS오픈에서 최종 7언더파 209타로 준우승했다. 3타를 덜 친 9년차 안젤라 스탠퍼드(미국·10언더파)가 정상을 밟았다.

2005년 10월 나이키 등 연간 1000만달러 후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리며 프로에 데뷔한 위는 며칠 뒤 데뷔전인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2라운드 드롭 실수로 ‘오소플레이’ 실격 처분을 받으면서 그의 명성은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진 것. 무리한 성대결 강행, 스코어 오기(誤記)로 인한 또 다른 실격 등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는 데 꼬박 4년을 날렸다.

그러나 그는 결국 데뷔전 준우승으로 “이젠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을 이끌어 냈다. 그 자신도 “산전수전 다 겪고 나니 인생이 뭔지 알 것 같다.”며 스무 살 처녀답지 않은 ‘인생 고백’까지 털어놓았다.

“신중함과 성숙도는 물론 정신력까지 무장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했다. 웬만한 티샷은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코스를 다독거려 강풍 속에서도 페어웨이 적중률은 66.7%에 달했고, 번번이 실패하던 1~3m짜리 퍼트는 어김없이 홀에 떨궈 라운드당 퍼트 수도 26.7개에 불과했다. 물론 생애 첫 승이라는 강박이 불러일으킨 조급증을 떨치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

10번홀 3타 차 단독선두로 나선 위는 우승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리고 승부처가 된 11번홀. 티샷이 페어웨이에서 밀려난 뒤 해저드에 빠졌고,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은 클럽 선택을 잘못해 그린을 훌쩍 넘어갔다. 러프에서 친 네 번째 샷마저 뒤땅을 때린 탓에 결국 더블 보기로 홀을 마쳤다. 13~15번홀 줄버디를 터뜨린 스탠퍼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되레 17번홀에서 1타를 더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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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전패 뒤 남은 건 이전처럼 좌절이 아니라 희망이었다. 12살 위의 스탠퍼드는 “미셸은 정말 볼을 잘 다룬다. 오늘 값진 경험까지 했으니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다독거렸다. 골프다이제스트 칼럼니스트 론 시락은 “실수라곤 11번홀 티샷 한 번뿐이었다. 빼어난 플레이였고 이제 우승하는 일만 남았다.”고 칭찬했다.

●신지애 프로데뷔 첫 컷오프 수모

한편 미셸 위와의 신인왕 경쟁 상대로 주목을 끈 신지애(21·미래에셋)는 전날 2라운드에서 9오버파를 치는 최악의 난조 속에 컷에서 탈락했다. 컷오프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9-0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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