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운지] “절박함이 나의 힘”

[스포츠 라운지] “절박함이 나의 힘”

김영중 기자
입력 2008-06-13 00:00
수정 200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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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테랑들은 미래가 없지 않습니까. 몇 경기라도 부진하면 출전을 보장받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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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호
전준호
우리 히어로즈의 전준호(39)는 지난 7일 프로야구 사상 첫 2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소감을 묻자 1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이렇게 답했다. 대기록을 세운 기쁨보다 ‘나이가 든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세월을 잊은 투혼은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줬지만 그의 심경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는 ‘마지막’이란 단어가 늘 절실하게 와닿는다고 했다.

“어떤 조직이든 40대는 애매한 나이입니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매번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한 게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롯데 트레이드·현대 해체 “가슴 아팠죠”

그렇게 말문을 연 뒤 대기록 달성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대기록 달성에 서 있었다는 자체가 감격스럽고 영광스러웠다. 크고 작은 부상과 어려웠던 순간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지난 17년 동안 1994년과 2000년,2006년 3년만 100경기 이상 출장하지 못했을 뿐 꾸준히 타석에 들어섰다.

매년 두 자릿수 도루를 작성, 개인 통산 537개로 역대 1위. 통산 안타도 1955개로 양준혁(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2000안타를 넘보고 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1997년 친정팀인 롯데에서 현대로 전격 트레이드됐을 때가 첫 번째. 마음 고생이 심했던 탓에 그해 시즌 최저타율(.247)에 머물렀다. 그는 “처음 팀을 떠났고, 고향팀에서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한없이 서운했다.”고 회상했다.

2000년 미국 전지훈련 도중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은 뒤 6월에야 팀에 지각 합류했던 것도 위기로 꼽았다.

2005년 팀의 세대교체 때 나이 때문에 주전에서 밀리기 직전까지 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마다 그는 “힘의 원천은 정신력” “위기는 기회”라는 각오로 버텼다. 그는 “위기 때마다 부진을 거울 삼아 나를 혹독하게 다뤘다. 많은 훈련, 끝없는 정신 무장이 지금까지 버티게 해준 밑천”이라고 했다.

‘-45개´ 2000안타 기록도 눈앞

특히 그는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게 두고두고 아쉽다고 했다. 그는 “실업자가 되는 것보다 내가 우승을 네 번이나 이끈 명문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장수 비결로 “원칙을 지키는 것”을 들었다.“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 그는 시즌엔 야구에만 매달린다. 휴식할 때 데이터를 분석하고, 책을 볼 때 눈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바른 자세를 취한다. 생활습관도 흐트러짐이 없다. 규칙적인 식사와 7∼8시간 수면을 반드시 지킨다. 사람 만나는 것조차 피한다. 그는 “어울리다 보면 한 두잔 마셔야 된다. 시즌 중에는 운동에 방해되는 일은 절대 안한다.”고 말했다. 비시즌에도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만든다.“일주일만 쉰 뒤 문제가 됐던 근육을 보강한다. 그러면 다음 시즌 때 남보다 몸이 빨리 만들어지고 부상도 덜 당한다.”고 했다.

얼마나 더 야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올해 성적과 내 경험에 비춰 내년 시즌에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다시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를 정하기까지는 신중하지만 일단 정해지면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목표가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그가 2000안타를 이루며 얼마나 오랫동안 타석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글 사진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전준호 프로필

출생 1969년 2월15일 마산생

가족 아내 이상미(39)씨와 1녀1남

체격 180㎝,72㎏

학력 상남초-마산동중-마산고-영남대

수상 도루왕 3회(93.95,2004년)

골든글러브 3회(93,95,98년)
2008-06-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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