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타도르, 뇌출혈 딛고 ‘투르 드 프랑스’ 우승신화 이루다

콘타도르, 뇌출혈 딛고 ‘투르 드 프랑스’ 우승신화 이루다

김영중 기자
입력 2007-07-31 00:00
수정 2007-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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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침대에 누워 암스트롱의 자서전을 읽고 병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프랑스 도로일주경기인 사이클 ‘투르 드 프랑스’가 올해도 영웅을 탄생시켰다. 스페인의 알베르토 콘타도르(25·디스커버리채널)다. 그는 30일 종합집계에서 91시간26초로 호주의 카델 에반스(30·프레딕토르-로토)를 23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자만의 영예인 ‘옐로 저지’를 입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가 94번째 챔피언으로 돌아온 것.

그는 “죽음을 이기는 방법을 알 수 없지만 암스트롱은 나의 모범이다. 당시에는 미칠 것 같았다. 돌아와서 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은 환상적이다. 수술은 몸에 상처를 남겼지만 이 순간을 더 잘 음미하게 만들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고환암을 이겨내고 대회에서 7년(1999∼2005년) 연속 우승,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랜스 암스트롱(미국)을 연상하게 한다.

콘타도르는 2004년 ‘투르 드 아스투리아스’에서 충돌 사고로 뇌출혈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 선천성 동맥 이상으로 회복하기 어려웠지만 몇시간에 걸쳐 거대한 핏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 끝에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는 병원에 누워 암스트롱의 자서전 ‘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를 읽으며 용기를 얻었다.”고 털어놨다.

동병상련인지 암스트롱도 그의 후원자를 자처했다. 암스트롱은 산악구간 전문인 콘타도르가 종합우승의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지난 29일 제19구간 개인 독주 때 차를 타고 따라가며 그를 응원했다. 암스트롱은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계속 치켜세웠다.

콘타도르는 자신의 목표였던 25세 이하 최우수 선수에게 주는 ‘화이트 저지’도 입었다.1997년 24세였던 얀 울리히(독일)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젊은 선수로 기록됐다. 스페인 출신으로는 5년 연속 정상을 차지한 미겔 인두라인 이후 12년 만.23초차 우승은 104년 역사상 두번째로 적은 간발의 차이.1989년 그렉 르몽(미국)이 7초차로 우승한 게 첫 번째. 대회 주최측도 콘타도르의 우승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간 선두인 덴마크의 미샤엘 라스무센(33·라보뱅크)이 약물 의혹으로 팀에서 퇴출되는 등 도핑 파문으로 실추된 명예를 그의 인간승리 드라마 덕에 그나마 덮게 됐다.23일 동안 3553.9㎞를 주파,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기 때문에 도핑 파문과 영웅 탄생의 양면성을 드러내온 투르 드 프랑스가 내년에는 어떤 드라마를 연출할지 벌써 기다려진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2007-07-3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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