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 전 그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넨 이는 우상이었던 잭 니클로스. 그리고 이번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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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9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골프장(파70·7204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내셔널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마쳤다.
최경주는 대회를 주최한 우즈로부터 트로피와 상금 108만달러를 건네받으며 “당신, 대단한 친구”란 찬사를 들었다. 우즈는 이날 이븐파에 그쳐 공동 6위(2언더파 278타)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
PGA 통산 여섯 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최경주는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을 세웠고, 시즌 상금도 미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324만 3000달러를 모아 랭킹 4위로 올라섰다.
전날 스튜어트 애플비(호주)에게 2타 뒤진 승부를 뒤집고 맹렬한 기세로 따라붙던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의 추격마저 따돌린 짜릿한 우승 드라마였다.
스트리커는 6언더파 274타로 2위를 꿰찬 반면, 애플비는 3언더파 277타로 짐 퓨릭, 팻 페레스(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선두로 출발한 애플비가 7번홀까지 더블보기 1개와 보기 4개를 저지르며 무너지는 사이 2타차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은 최경주는 4번홀(파4)과 8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 우승을 예감했다. 그러나 3라운드까지 최경주에게 1타 뒤진 3위였던 스트리커도 전반에만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거세게 따라붙었다.
전반 9번홀까지 9언더파로 나란히 동타를 이룬 최경주와 스트리커의 대결이 시작됐다.10번홀(파3)에서 1.8m짜리 파퍼트를 놓친 최경주는 스트리커가 1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으면서 다시 동타를 이뤘지만 다음홀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카트 도로로 빠지는 바람에 또 1타를 까먹어 1타차 2위로 뒤졌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우승컵의 향배가 드러난 건 14번홀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였다. 최경주는 2온2퍼트. 반면 스트리커는 15번홀(파4)에서 또 보기를 저질러 최경주에게 1타차 선두자리를 내줬다. 박빙의 상황은 잠깐. 최경주는 15번홀(파4)에서 쐐기를 박았다. 자신있게 티샷한 최경주는 두 번째 샷을 핀 앞쪽 3.6m에 떨어뜨린 뒤 버디 퍼트를 떨궈 스트리커와의 격차를 2타로 벌리며 우승을 향한 마무리에 들어갔다.
‘Go,Tank’라는 깃발을 흔들며 응원하던 현지 교민들은 17번홀(파4)에서 벙커에 빠진 두 번째 샷이 그림처럼 홀컵에 빨려들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댔고, 최경주는 모자를 벗어 들며 우승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