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해외파 총동원령의 명암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해외파 총동원령의 명암

입력 2006-09-21 00:00
수정 200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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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1일, 한국축구대표팀이 시리아를 홈으로 불러들여 2007년 아시안컵 예선 5차전을 치른다. 비기기만 해도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4위인 시리아는 한국보다 약체다. 그러나 특정한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는 중동 축구의 특성을 감안하면 난적임에 틀림없다. 지난 2월 시리아와 원정 1차전을 치렀을 때, 한국은 김두현과 이천수의 골에 힘입어 2-1로 이겼지만 포백 수비 뒤 공간이 자주 열리고 최종 수비와 골키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위기 상황을 반복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를 위해 ‘해외파 총동원’이 준비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물론 핌 베어벡 감독이 ‘총동원령’ 카드를 딱 한번 써야 한다면 11월 이란 원정보다는 시리아전에서 사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모든 화력을 집중해서 낙승을 거두면 이란전이나 아시안게임, 베이징올림픽 지역 예선에서는 23세 이하 선수를 중심으로 젊은 기대주들을 두루 기용하는 여유까지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상의 컨디션과 절정의 경기력’이다. 대표팀 발탁의 유일무이한 이 조건은 모든 선수에게 적용돼야 한다. 해외파도 마찬가지다.

박지성은 상당 기간 뛸 수 없는 사정이고 이영표는 소속 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차두리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제 막 프리미어리그에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설기현에게 왕복 1만 6000㎞의 비행을 요구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은 선택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요컨대 베어벡 감독 스스로도 최상의 컨디션과 경기력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안정환과 박주영을 뽑지 않았던 것처럼 해외파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만약 국내파의 컨디션과 기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해외파에게 악전고투를 당부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 다수인 K-리그 간판 선수들은 9월의 한반도에서 실전을 통해 언제나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조국, 김두현, 백지훈, 최성국, 김상식 등 그동안 베스트 11의 바로 뒷줄에 서있던 선수들이라도 능히 시리아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빚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의외로 얻는 효과는 크다. 해외파와 국내파의 미묘한 격차를 확인하거나 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이 대단히 선수층이 얇고 취약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력 강화라는 숙제를 심오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유럽의 각 리그에서 해외파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동안 국내파는 최고 기량으로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이뤄내고, 이로써 선의의 경쟁이 새롭게 빚어질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베어벡 감독의 선발 라인업 구상이 이뤄지길 당부한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2006-09-2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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