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수의 오버헤드킥] 공부하는 선수 육성 박수 즐기는 축구문화 만들 때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공부하는 선수 육성 박수 즐기는 축구문화 만들 때

입력 2006-09-14 00:00
수정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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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한축구협회 주최로 유소년 축구발전 세미나가 열렸다. 일선 지도자를 중심으로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첫 단추’이다.

첫 단추이니만큼 당장 구체적인 목표와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우선 중요한 것은 ‘인식의 공유’다. 이는 이번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근원적인 이유와 관련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총론과 각론의 토론에서 끝없이 논의된 바가 있기 때문에 그 성과는 적다고 하기 어렵다. 성장 과정의 유소년 축구 선수들이 대회 때문에 수업에 빠지거나 그에 따라 보통 학생들의 문화와 조건과는 전혀 다른 구조에서 자라나는 등 지나치게 일찍 ‘선수 생활’을 하는 문제에 대해 축구계 전체가 인식을 같이한 좋은 기회였다.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다. 더욱이 모두가 각급 대표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서 그동안 어린 선수들에게 평균적인 배움의 기회와 다양한 성장의 조건을 제공하지 못했다. 게다가 한국 축구의 산업적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이라 일찌감치 ‘선수’로 성장했다가 여러 이유로 축구를 그만두게 됐을 때 갖는 사회적 박탈감이나 재취업 부담감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때 축구인들이 단기적으로는 학기 중 평일에 대회를 여는 것을 자제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단위 리그제를 활성화하고, 전국대회는 차차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유한 이번 세미나는 중요한 첫 단추를 꿴 셈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포츠의 관점에서 축구를 잘하는 유소년은 ‘유망주’이나 교육의 관점에선 성장 과정의 학생, 문화적 차원에서는 다양하고 활기찬 문화 시대를 살아갈 주인공이다. 때문에 이번에 공유된 인식이 구체화되려면 축구협회뿐만 아니라 문화부, 교육부의 3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앞으로 협회와 문화부, 교육부의 실무자들이 ‘학생이자 선수’인 유소년들에게 축구를 통해 어떻게 문화적 즐거움과 알찬 교육적 성장을 꾀할 것인지, 또 어떻게 유망주를 발굴해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키울 것인지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유망주 육성 발굴’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는 것도 아쉽다. 유망주를 발굴해 한국 축구를 짊어질 선수로 키우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수많은 유소년들이 축구를 일찌감치 접하고, 즐겁고 유익한 성장과정의 놀이로서 축구를 함께하게 될 때의 교육·사회적 효과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유망주만이 아니라 수많은 어린이들이 공을 차며 자라는 것은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큰 활력이 된다. 선수를 그만둔 축구인들이 학교 안팎의 수많은 클럽과 동호회 지도자로 참여하는 것도 축구산업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 이 역시 문화부, 교육부의 인식 전환과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2006-09-1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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