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안성 공사장, 파묻힌 두 형제의 꿈

무너진 안성 공사장, 파묻힌 두 형제의 꿈

임태환 기자
임태환, 김예슬 기자
입력 2023-08-09 23:55
업데이트 2023-08-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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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설 중 참변… 베트남인 2명 사망

거푸집·지지대, 하중 지탱 못 해
9층 건물 꼭대기층 바닥 무너져
매몰된 20·30대 심정지 뒤 숨져
경찰·정부, 안전수칙 준수 등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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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9층 건물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나 9층 바닥면이 8층으로 무너져 내렸다.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공사 중 발생했으며 베트남 국적 노동자 2명이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사망했고 이 외 4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9일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9층 건물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나 9층 바닥면이 8층으로 무너져 내렸다.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공사 중 발생했으며 베트남 국적 노동자 2명이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사망했고 이 외 4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경기 안성시 옥산동에 있는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베트남 국적 남성 노동자 2명이 매몰됐다. 이 중 1명은 낮 12시 25분쯤, 또 다른 1명은 오후 1시 6분쯤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모두 숨졌다. 이들이 형제로 확인되면서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전 11시 49분쯤 신축 중인 지하 2층에서 지상 9층 규모의 건물 9층 바닥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바닥면이 8층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일어났다. 바닥면을 받치던 거푸집(가설구조물)과 동바리(지지대) 등 시설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8층에서 작업 중이던 베트남 국적의 형제인 20대 A씨와 30대 B씨가 콘크리트와 철근 더미에 매몰됐다. A씨는 사고 발생 40여분 만에, B씨는 1시간 20여분 만에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상자 4명(모두 중국인)도 사고 현장에서 구조됐다. 이들 역시 사고 당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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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베트남 형제가 안치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형제의 유족과 친구들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정자 채취’가 가능한지를 물어보는 유족도 있었는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오열을 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전담팀을 49명 규모로 편성해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이 수습되는 대로 공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혐의가 확인될 경우 대상자를 형사 입건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국토안전관리원이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고, 고용노동부는 시공사인 기성건설㈜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붕괴 사고가 난 건물은 연면적 1만 4000여㎡ 규모다. 일반 상업지역 내에 제1·제2종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지난 2월 말 착공했으며 준공 예정일은 2024년 5월 말이다.
임태환·김예슬기자
2023-08-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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