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허점 드러낸 전자발찌, 실효성 논란
도주 전후 2명 살해 뒤 다음날 오전 자수강간 등 실형 8번 강력범, 밤새 추적 실패
올해만 8166건 훼손… 2명은 아직 안 잡혀
“범행의지 강하면 한계… 집중 관리 필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자수한 성범죄 전과자가 도주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도강간 등 총 8번의 실형을 선고받은 강력범이 출소 3개월 만에 2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전자발찌는 재범을 막지 못했다.
29일 서울 송파경찰서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강모(56)씨는 지난 27일 송파구 신천동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뒤 이날 오전 경찰에 자수했다. 강씨는 자수하며 도주하기 전 여성 1명, 도주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여성 1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각각 40대와 50대로 강씨와 알던 사이였다.
강씨는 앞서 특수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15년형을 살다가 지난 5월 6일 출소하면서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오후 5시 31분 서울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전자발찌를 떼어내 버렸다. 이후 렌터카를 몰고 서울역까지 이동해 차량을 버려 두고 잠적했다. 강씨를 감독하는 서울동부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가 훼손되자 10개 보호관찰소와 송파서 등 8개 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해 추적에 나섰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여부 등 자세한 범행 동기는 수사 중에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씨는 만 17세 때 특수절도를 시작으로 강도강간 등 총 8회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중 성폭력 범죄 전력은 2회다. 강씨는 1996년 10월 길 가던 피해 여성(당시 35세)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수차례 폭행 후 금품을 빼앗고 강간한 혐의로 5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 9월에는 차량 안에서 흉기로 피해 여성(당시 28세)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고 추행해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 5월 가출소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흉악 범죄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재범을 막겠다는 취지로 2008년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감시망을 피한 재범이 이어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범죄자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사례는 올해 7월까지 8166건으로 전년 6196건을 넘어선 상태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뒤 아직 잡히지 않은 사람도 이날 기준 2명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 제도의 핵심은 범죄자의 위치를 노출시켜 범죄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있지만 강씨처럼 범행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다”며 “강한 범행의지를 가진 인물은 집중 관리하고 인력과 예산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1-08-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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