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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 아래로… 안전이 통째로 떨어졌다

200m 아래로… 안전이 통째로 떨어졌다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18-03-02 22:40
업데이트 2018-03-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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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엘시티 공사 현장 4명 참변

55층서 박스형태 작업구조물 추락
1층 작업 중 파편 맞아 숨지기도
경찰 “구조물 고정장치 모두 이탈”
포스코 “대비 못해”… 공사 올스톱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장 벽면에 고정된 안전 작업 케이지(원 안·SWC) 네 부분 가운데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 있다. 이 사고로 SWC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과 지상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1명 등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부산 뉴스1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장 벽면에 고정된 안전 작업 케이지(원 안·SWC) 네 부분 가운데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 있다. 이 사고로 SWC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과 지상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1명 등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부산 뉴스1
부산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엘시티 공사현장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일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엘시티 A동(최고 85층) 공사장 55층에 설치된 길이 4.4m, 높이 10m, 폭 1.2m의 사각형 박스 모양의 작업 구조물 1개가 추락했다. 구조물 안에서는 1차 하청업체 근로자 남모(37)씨, 이모(58)씨, 김모(48)씨 등 3명이 작업하고 있었다. 이들은 구조물과 함께 약 200m 아래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쳐 그 자리에서 숨졌다. 또 콘크리트 타설 기계 책임자인 하청업체 근로자 김모(43)씨는 1층에서 작업하던 중 철 구조물 파편에 맞아 숨졌다.
이날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은 A동에 있는 작업 구조물 4개를 55층에서 56층으로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고 근로자 3명은 1번 구조물을 유압으로 상승시키는 작업을 마치고, 2번 구조물 안에서 작업하던 중 추락했다. 나머지 3명은 2번 구조물 밖에서 작업해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포스코건설 측은 이날 브리핑에서 “(떨어진) 작업 구조물과 건물 콘크리트 외벽을 연결하는 고정 작업 볼트가 빠졌거나 파손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작업 구조물은 55층부터 57층까지 3개 층에 걸쳐 설치돼 있었는데 구조물이 통째로 추락할 것에 대비한 하부 안전시설물은 없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국내에서 작업 구조물 자체가 떨어진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공사는 이날 사고 이후 엘시티 공사 현장에서 모든 작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또 경찰과 소방 당국은 공사현장 책임자 등을 불러 작업 구조물을 제대로 고정했는지, 안전 작업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현장에서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을 지지하는 고정장치(슈브라켓) 4개 모두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이탈한 것을 확인했다. 사고로 숨진 이씨의 장모라고 밝힌 한 여성은 공사장을 찾아와 오열하며 “사위가 오랫동안 배를 타다가 공사현장에서 일하게 됐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엘시티는 101층짜리 랜드마크 타워와 85층짜리 주거 타워 2개 동 등 3개 동으로 건설되고 있다.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씨가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채 정·관계 유력 인사들에게 5억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비리로 얼룩져 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8-03-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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