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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달라’ 한마디 외치지도 못하고 잔해에 깔려 숨진 청각장애 노동자

‘살려 달라’ 한마디 외치지도 못하고 잔해에 깔려 숨진 청각장애 노동자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7-01-08 22:42
업데이트 2017-01-0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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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동 철거현장 붕괴 60대 사망…40대 남성 1명 실종 수색 진행중

서울 도심의 건물을 철거하는 중에 현장이 무너지면서 60대 근로자가 숨지고 40대 근로자는 매몰된 채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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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모텔 철거공사장 붕괴 현장에서 매몰된 근로자 서모씨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소방대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모텔 철거공사장 붕괴 현장에서 매몰된 근로자 서모씨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 7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한 모텔 철거공사장이 붕괴됐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 김모(55)씨 등 2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대로 매몰된 근로자 김모(61)씨는 사고가 난 지 약 20시간 30분이 지난 8일 오전 7시쯤 지하 2층에서 발견돼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사망한 김씨는 청각장애자로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한다”며 “사고 직후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너진 현장에서 아직 찾지 못한 근로자 조모(49)씨에 대해 소방당국은 “살아 있다고 보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건물은 본래 지상 11층, 지하 3층 규모의 모텔로 지상 1층을 남겨두고 대부분 철거된 상황이었다. 지상 1층에서 굴착기 작업을 하던 중 바닥이 꺼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사망한 인부 김씨가 속했던 인력업체의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이날 소환 조사했다. 아직 매몰돼 있는 조씨도 해당 인력업체에서 파견됐다. 인력업체 대표의 경우 안전관리 책임은 없는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돌려보냈다. 경찰은 현장소장 등 기타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구조된 포클레인 기사 문모(43)씨는 경찰 조사에서 “철거 작업을 할 때 세운 쇠파이프 기둥이 약해서 무너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앞으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조사할 계획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7-01-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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