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함엔 쓰레기 가득, 무단횡단해야 접근… 폭설 대응 역부족

제설함엔 쓰레기 가득, 무단횡단해야 접근… 폭설 대응 역부족

김서호 기자
김서호 기자
입력 2024-11-29 00:02
수정 2024-11-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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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5개 중 11개 관리 미흡 확인
“수시 점검하고 주민들도 동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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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폭설이 내린 28일 서울의 한 제설함을 열어 보니 쓰레기와 함께 물이 가득 차 있어 제설제를 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틀째 폭설이 내린 28일 서울의 한 제설함을 열어 보니 쓰레기와 함께 물이 가득 차 있어 제설제를 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틀째 폭설이 내린 28일, 서울에 사는 김모(78)씨는 오전 7시 집 주변 도로에 제설제를 뿌리려고 제설함을 열었다가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쌓인 눈을 치우는 데 필요한 모래나 염화칼슘 대신 녹슨 가위 하나만 들어 있어서다. 높은 지대라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이곳은 많은 주민이 이른 아침부터 나와 눈을 치우고 있었다. 김씨는 “워낙 많은 눈이 쌓여 제설제 없이는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다른 제설함이라도 찾아봐야겠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제설차 통행이 불가능한 골목길이나 높은 지대 주거지역 등에 주로 설치돼 있는 제설함은 서울시 기준으로 1만개가 넘는다.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제설작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염화칼슘·모래 등의 제설제, 삽·바가지와 같은 소도구가 갖춰져 있어야 하지만 관리 상태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실제 이날 서울신문이 살펴본 제설함 35개 중 11개는 내부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거나 제설제가 들어 있지 않았다. 대표적인 제설제인 염화칼슘은 수분과 햇빛 등이 차단된 상태로 보관해야 사용이 가능한데, 물에 젖어 있거나 보관을 잘못해 딱딱하게 굳어 있는 곳도 있었다. 일회용 컵이나 비닐봉지 등 각종 쓰레기로 채워져 있거나 아예 아무런 장비 없이 텅 비어 있는 제설함도 있었다.



제설함 위치도 문제였다. 인도나 횡단보도 옆 등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도로 한가운데 놓여 있는 곳도 있어 시민들이 무단횡단을 해야 했다. 이날 만난 한 시민은 이 제설함에서 제설제를 담아 길을 건너다 차와 부딪힐 뻔하기도 했다. 또 제설함이 가까이 있어도 모르는 시민들도 많았다. 집 앞에서 눈을 치우던 이모(73)씨는 “제설함을 찾아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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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함 관리는 자치구와 주민센터 등에서 맡고 있지만, 관리 주기나 방법 등이 의무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통상 눈 예보가 있으면 한 번씩 점검하는 정도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설함은 폭설에 대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기습적인 폭설에 대비한 수시 점검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자체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주위에 있는 제설함을 관리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11-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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