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추운 밤’ 따듯하게 녹여 주는 목욕탕

‘쪽방촌 추운 밤’ 따듯하게 녹여 주는 목욕탕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24-01-09 02:34
수정 2024-01-0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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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밤추위대피소’ 4곳 운영
동행목욕탕 업주들 적극적 참여
“두 달 동안 냉골 주민들에 잠자리”
시, 영업손실 보전책 마련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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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 관계자가 쪽방촌 주민에게 ‘동행목욕탕’ 이용권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한 관계자가 쪽방촌 주민에게 ‘동행목욕탕’ 이용권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중구에서 대중목욕탕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그간 중단해 왔던 심야영업을 새해 1월 1일부터 한시적으로 재개키로 했다. 난방비 부담으로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밤을 지새우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서다. A씨는 서울시가 시행하는 야간 한파쉼터 사업에 동참하는 4개 목욕탕 업주 중 한 명이다. A씨는 “우리 목욕탕을 이용하는 손님 중 일부인 쪽방촌 주민들이 겨울밤을 힘들게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는 마음이 편치 않아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2개월 동안 쪽방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야간에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밤추위대피소’ 4곳을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약자와의 동행’ 가운데 하나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동행목욕탕’ 사업의 연장선이다. 동행목욕탕은 샤워실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쪽방 주민에게 월 2회 목욕권을 제공하고 소상공인인 목욕탕 업주들에게는 이용대금과 운영지원금 월 100만원을 지원하는 서울형 상생복지모델 사업이다.

시는 동행목욕탕 사업에 동참하는 기존 8곳 중 창신동쪽방촌 1곳, 남대문쪽방촌 2곳, 영등포쪽방촌 1곳 등 4곳을 밤추위대피소로 지정했다.

이번 사업은 목욕탕 업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가능했다. 최근 난방비 증가로 심야영업은 영업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업주들은 쪽방촌 주민들의 사정을 듣고 심야영업을 하기로 했다. 또 다른 목욕탕 업주는 “쪽방촌 주민들이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예의 바르고 목욕탕 사용도 깨끗하게 한다”면서 “동행목욕탕을 하면서 정이 든 이들이 겨울철에 냉골에서 지낸다는 사정을 듣고도 모른 체할 수 없어 사업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야간운영 인건비, 난방비 부담 등을 고려해 목욕탕별 이용요금을 협의하고 주민 수요 및 수용 가능 잠자리 수를 계산해 영업 손실 보전책도 함께 마련키로 했다. 온수 사용이 어려워 겨울철 목욕이 더 힘든 쪽방 주민들을 위해 동행목욕탕 후원사인 한미약품도 주간목욕권 지급을 월 2회에서 4회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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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많은 쪽방 주민이 난방비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주거 취약계층인 쪽방 주민에게는 겨울 추위가 재난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좀더 세심하게 살피며 최선을 다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0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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