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교단 서는 게 두렵다”…양천구 초등교사 추모행렬

“나도 교단 서는 게 두렵다”…양천구 초등교사 추모행렬

강동용 기자
강동용 기자
입력 2023-09-03 17:34
수정 2023-09-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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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교사 근무하던 학교…추모행렬
“다루기 힘든 학생들 많은 학급 맡아”
교육계,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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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숨진 초등교사 A(38)씨가 일하던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앞 거리에 놓여진 근조화환. 올해 6학년 담임을 맡았던 14년차 교사 A씨는 질병 휴직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강동용 기자
3일 숨진 초등교사 A(38)씨가 일하던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앞 거리에 놓여진 근조화환. 올해 6학년 담임을 맡았던 14년차 교사 A씨는 질병 휴직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강동용 기자
“내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점점 겁이 나서 교단에 서는 게 두려워요.”

지난달 숨진 교사 A(38)씨의 발인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16년차 교사 김모(43)씨는 A씨가 근무하던 이곳에 지난 1일부터 마련된 추모 공간 앞에 서서 연신 눈물을 닦아 냈다. A씨와 같은 학교 동기인 김씨는 “저도 그랬듯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 텐데 모든 걸 참고 지낸 것 같아 안타깝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14년차 교사 A씨는 질병 휴직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졌다. A씨는 육아휴직 후 지난해 2학기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다. 6학년 담임을 맡은 올해 3월부터 A씨는 업무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연가와 병가 등을 써오다 7월 15일부터 질병 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검은 옷을 입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학교에서 준비한 국화 2000송이는 국회 앞 집회에 참여한 교사 등 수많은 추모객이 모이면서 하루 만에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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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소재 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숨진 교사 A씨의 추모공간에 붙어 있는 추모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 강동용 기자
서울 양천구 소재 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숨진 교사 A씨의 추모공간에 붙어 있는 추모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 강동용 기자
학교로 향하는 길을 따라 동료 교사와 교원단체 등이 보낸 근조화환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었다. 교문 등에는 ‘이제는 아프지 마세요’, ‘잊지 않겠다’, ‘우리가 바꿔 나가겠다’, ‘숨이 막히도록 참담하다’ 등 추모 글이 적힌 메모지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A씨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던 동료 교사는 “(A씨는) 항상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하고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던 분”이라면서 “‘6학년을 맡아 힘들겠다’고 하면 그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1년차 교사 박모(40)씨는 헌화를 마치고 나와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아이들을 두고 죽음을 택했겠냐”며 눈물을 훔쳤다.

A씨가 어려움을 토로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학교의 동료 교사는 고인의 학급이 다루기 힘든 학생들이 많은 학급이었다고 전했다.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학부모 민원이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되는 건은 없지만 학급 자체가 힘들었다는 상황을 동료 교사가 전했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천에서 근무하는 17년차 교사 전미희(39)씨도 “교사는 악성 민원을 받아도 혼자 총알받이가 된다”면서 “사건이 연달아 터진 뒤에야 (악성 민원을) 방지할 시스템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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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앞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에서 지난 7월 숨진 서이초 교사 대학·대학원 동기 동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앞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에서 지난 7월 숨진 서이초 교사 대학·대학원 동기 동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초등교사가 연이어 숨지면서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교육계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4일에는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공교육 멈춤의 날’이 예고된 상태다. 교육계에 따르면 A씨가 일하던 초등학교는 전날 재량 휴업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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