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 폭행당해 오른팔 깁스했는데 “자필로 서류 내라”는 교육청

제자에 폭행당해 오른팔 깁스했는데 “자필로 서류 내라”는 교육청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8-07 16:13
수정 2023-08-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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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8 뉴스 유튜브 캡처
SBS 8 뉴스 유튜브 캡처
반 학생에게 폭행당해 오른팔에 깁스를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서울시교육청이 ‘고발요청서를 자필로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제자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은 교사 A씨는 최근 교육청으로부터 고발요청서를 자필로 다시 써서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의 변호인이 학교의 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됐을 때 이미 학생에 대한 고발요청서를 제출한 상황이었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서울시교육청에 가해자인 B(6학년)군을 수사기관에 고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현행법상 교육청이 고발 주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A씨가 B군의 폭행으로 팔에 깁스를 할 정도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오른팔에 깁스를 한 상황이라 자필로 서류를 쓰기 어려웠다.

A씨 측은 이미 학교에 고발요청서를 제출했을 뿐만 아니라, 폭행 피해로 오른팔에 깁스를 해 자필 작성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는 “피해 교사는 이에 따라 해당 학생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떠올려야 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사실상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시교육청은 “이름과 서명을 자필로 쓰는 것이었지 나머지 문구들은 자필로 쓰는 것은 아니었다.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꼼꼼히 진행하다 보니 불편을 드린 것 같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30일 자신이 담임을 맡은 B군으로부터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 정서·행동장애 학생인 B군은 A씨의 얼굴과 몸에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학교는 지난달 19일 B군에 대해 전학과 12시간의 특별교육 처분을 결정했다. B군 학부모에 대해서도 5시간의 특별교육을 받도록 하는 처분을 의결했다. 초·중학교는 관련법이 의무교육 과정이어서 사실상 퇴학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초·중학생에게는 전학이 가장 무거운 처분이다.

A씨 측은 학부모를 상대로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 등 약 319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의 법률 대리인 문유진 변호사는 “단순히 한 번의 폭행으로 소송을 제기한 건 아니다”라며 “3월에도 두 차례 폭행이 있었으나 학부모에게 사과도 받지 못했고 이후에도 폭언과 욕설이 이어지다가 결국 6월 폭행까지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폭력을 행할 때마다 부모에 알렸으나 아이의 행동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었고 훈육하지 않은 채 방치할 뿐이었다”며 “부모가 학생에 대한 감독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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