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인가요”…감동 없는 저출산 대책

“이게 다인가요”…감동 없는 저출산 대책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23-04-02 18:03
수정 2023-04-0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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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가지치기와 업그레이드에 그쳐
예산 부족 탓에 특단의 대책 안보여
‘선 대책 후 재원’ 마련을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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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28
jeong@yna.co.kr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거다. 쌈박한 아이디어라도 “돈 많이 들어간다”,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 순간 삭제되는 걸 말이다. 말단 사원이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질러도 된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재원을 고려하지 않는 아이디어 제안은 책임감이 없거나 무능함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재원 마련은 일종의 ‘허들’이자 실현 가능성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어느 기업이든 재무 파트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최고경영자(CEO)는 가성비가 좋지 않더라도 쌈박한 아이디어가 묻히지 않도록 임직원과의 소통에 애쓴다. 그 토대인 수평적 조직 체계도 정비한다. 위기를 맞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 더 그렇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최근 올해 1차 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내놓았다. 기존 200개가 넘는 백화점식 정책을 이리저리 따져 보고 효과적인 정책 중심으로 다시 추렸다. 다자녀 가구의 기준을 3명에서 2명으로 낮추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연령을 만 8세에서 12세로 올린다. 난임 시술비의 소득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 정책에서 딱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대통령이 주문한 특단의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의 대책으로 수십 년째 우하향을 그리는 출산율 그래프가 반등할 수 있을까. 결혼과 출산 적령기에 있는 MZ세대에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누구보다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난임 부부에겐 좀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으면 어땠을까.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조차 소득 기준과 횟수에 상관없이 난임 시술비를 지원한다는데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저고위는 천문학적인 재원 마련에 고민이 컸을 거다. 재원 투입 대비 효율성이 정책 결정의 주요 기준이 됐다. 다만 수요자의 마음을 훔치는 정책은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 지난 16년간 280조원을 투입하고도 오히려 출산율이 악화된 건 찔끔찔끔 주며 가짓수만 늘린 정책 탓도 있다. 때론 합리적으로 보이는 ‘가성비 정책’이 수요자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이게 다인가.” 이번 대책에 대한 MZ세대의 목소리다.

저고위는 위원장(대통령)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정부위원 7명, 민간위원 15명 등 모두 25명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위원은 기획재정부·교육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장관이다. 민간위원엔 복지·주택·건축·의료·고용·노동 전공의 50대 교수나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태생적으로 머릿속에서 예산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합이다. 저고위 사무처 각 과에서 올라오는 각종 아이디어나 정책들도 재원 마련 압박에 ‘순삭’될까 우려스럽다. 전체 위원 중 청년 분야를 맡는 이는 2명으로 전공이 건강과 주거복지다.

정책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나경원 전 부위원장이 파격 출산 정책으로 ‘빚 탕감’을 내비쳤지만 돌팔매를 맞았다. 당정대가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저격하는데, 어느 누가 파격 대책을 내놓겠는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뜨뜻미지근한 정책이 나올 수밖에. 지난 16년간 해 온 게 이런 식이었다. 그 결과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이 나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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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이끄는 이민옥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성동3)이 지난 18일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법인설립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 이 위원장은 축사를 맡아 자원봉사가 지닌 사회적 가치를 짚어보고 미래세대를 향한 적극적인 지원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미래세대 성장의 힘, 자원봉사’라는 슬로건 아래 오후 2시부터 2시간 반 동안 펼쳐졌다. 현장에는 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해 교육청과 대학, 기업 등 유관기관 관계자 150여 명이 자리를 채워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청소년 봉사학습 및 서울동행 청년 봉사의 사회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서울형 자원봉사 정책 제시 ▲교육청·대학·기업 등 영역별 협력을 통한 자원봉사 활성화 방안 도출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발제에서는 이선미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왜 지금, 미래세대에게 봉사 경험인가”를 주제로 자원봉사의 교육적 의미와 사회적 가치를 분석했고, 김자옥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팀장이 “배움과 성장을 잇는 서울형 미래세대 자원봉사”를 주제로 서울형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진경 광운대 교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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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방법일 수 있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시국임을 자각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결코 나올 수 없었다. 파격 아이디어의 장이라도 열리려면 ‘곳간지기’를 저고위 본위원회와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빼면 어떨까. 재원 규모를 따져 가며 대책을 만들 게 아니라 우선 대책을 정한 뒤 필요한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 곳간지기의 훈수는 대책 수립 후에 들어도 늦지 않다. 국가재정 파탄에 직면한 일본의 저출산 대책이 적극성만큼은 우리보다 나아 보인다. 이대로 간다면 ‘끓는 물 속 개구리’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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