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동성 군인간 성관계 자체 처벌대상 아냐”

대법, “동성 군인간 성관계 자체 처벌대상 아냐”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22-04-21 16:59
수정 2022-04-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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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외 합의 성관계…군형법상 추행아냐
성적 자기결정권·군기 침해 해석기준”
2017년 군 동성애 군인 색출 지적도

대법원
대법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1일 동성 군인 간 사적 공간에서의 합의 성관계를 군형법상 추행죄(92조의6)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은 동성 간 성행위 그 자체를 처벌대상으로 평가하는 것은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

이현복 대법원 공보재판연구관은 “동성 군인 간에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건 그렇지 않은 것이건 무조건 군기 침해에 해당해서 처벌대상이 된다고 봤던 게 종래 대법원 판결 취지였는데 그렇지 않다고 판례를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형법 92조의6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군인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군형법상 추행죄는 위헌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남성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군대의 특수성 등을 근거로 2002년과 2011년 2016년 등 3차례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도 2013년 강제성 여부나 시간, 장소 등에 관한 제한 요건 없이 동성애 성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라는 취지로 판시했었다.
군인 자료사진. 2022.01.26 아이클릭아트.
군인 자료사진. 2022.01.26 아이클릭아트.
하지만 대법원은 일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거나 군기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등 실질적인 법익 침해가 있는 경우에만 현행 규정을 적용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선언한 것이다. 일부 대법관은 제한 해석의 기준으로 군기를 실질적, 구체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는 상황인지 여부가 돼야하며 의사를 고려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도 밝혔다.

이 연구관은 “영내에서 근무기간 중 동성 간 성행위가 있었다면 판례 법리처럼 군기 침해행위가 될 수 있다”며 “그런 경우까지 처벌이 안된다고 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대법원은 특정 사건을 계기로 육군본부 중앙수사단이 2017년 동성애자 군인에 대한 정보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취득하고 수사 대상을 확대한 점도 문제삼았다. 당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채 자백을 받고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는 등 위법한 수사가 이뤄져 이 사건에서도 일부 증거의 증거능력은 부정된 바 있다.

대법관 다수는 “합의에 의한 성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은밀히 이뤄진 경우 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사생활의 영역에 있는 행위에 대한 수사가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수사는 군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허용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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